불출마 등 ‘총대 메는’ 인사 없고… 박찬호ㆍ이국종 등 영입 고사 해프닝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31일 황교안 체제 첫 외부 영입 1호 인사들을 발표한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적쇄신 방안은 감감무소식이고, 새 얼굴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현역들의 불출마 선언도 아직은 없다. 여권에서 스타급 초선인 이철희ㆍ표창원 의원이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며 경종을 울린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당이 여전히 기득권에 취해 쇄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당에 따르면 지도부는 31일 1차 영입 인사 10여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ㆍ과학ㆍ여성 등 분야별 인사들이 두루 포함됐다고 한다. 이어 2, 3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외부 영입 인사를 공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인재 영입이 쇄신보다는 ‘깜짝 인사’로 여론의 관심을 일으키는 데만 급급하고, 당사자와 교감 없는 일방적 검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앞서 한국당은 6월 인재영입 대상에 메이저리거 출신 박찬호 선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사자들이 펄쩍 뛰면서 흐지부지됐다. 이번 1차 영입대상에도 TV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 역을 맡았던 배우 김영철을 물망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은 강하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인사들의 불출마 소식도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험지 대신 당세가 강한 영남권 출마를 고려 중이다. 또 김무성ㆍ윤상직ㆍ정종섭ㆍ유민봉ㆍ김정훈ㆍ조훈현 등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가능성을 시사한 의원 6명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최근의 당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비례대표 유민봉ㆍ조훈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천타천으로 재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한국당 쇄신의 가늠자는 영남권의 대대적 ‘물갈이’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영남 중진들이) 쉬운 곳에서 할 만큼 했는데도 총대 메는 사람이 하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며 현역 우대성 발언을 해 비판을 부추겼다. 부적절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황 대표가 뒤늦게 “가산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후에도 나 원내대표는 당내 ‘조국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준 것을 두고 지적이 잇따르자 “표창장은 장관을 낙마시키면 늘 주던 것”이라고 해명해 여권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지도부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신중론을 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성급하게 쇄신론을 띄워 일해야 하는 의원들을 흔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12월 중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 만큼, 황 대표가 불출마나 험지 출마 권유 같은 ‘교통정리’에 나서게 될 시점도 일러야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지도부는 공천 관련 잡음이 불거지지 않도록 각별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최근 ‘3선 공천 배제론’이 지도부 일각에서 흘러나오며 동요가 일자, 발언자를 색출했다고 한다. ‘누가 어디로 출마하려 한다더라’, ‘누가 불출마를 번복했다더라’와 같은 각종 소문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면 보고하지 말라”는 지시를 실무진에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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