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사령탑을 찾았던 롯데의 선택은 허문회(49) 키움 수석코치(본보 26일 보도)였다.
롯데는 27일 “허문회 신임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10억5,000만원(계약금 3억원ㆍ연봉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올해 양상문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중 사퇴하면서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했던 롯데는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이 프런트 수장으로 온 뒤 데이터를 활용할 줄 알고 선수들과 소통에 능한 지도자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이 유력한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고 실제 제리 로이스터, 스캇 쿨바, 래리 서튼 등과 미국 현지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국내 지도자 후보군을 추려 면접을 했다. 우선 순위에 있던 쿨바는 협상 중 금액에서 이견을 줄이지 못하고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8~10년 롯데를 3시즌 연속 ‘가을 야구’에 올려놓은 로이스터 감독은 2015년 멕시칸 리그 감독을 끝으로 현장 공백이 길어 사실상 배제됐다. 또 서튼은 육성 철학에서 공감대를 가졌지만 퓨처스팀(2군) 감독을 맡는 게 구단의 미래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다. 따라서 1군 수장은 국내 후보군으로 좁혀졌고, 히어로즈에서 데이터 야구와 선진 육성 시스템을 습득한 허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롯데는 “국내외 후보들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 능력, 지도자로서의 성과 및 선수단의 신임도 등을 중심으로 다방면에 걸쳐 역량 평가를 실시했다”며 “후보들 중 허 감독은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선수들의 신망이 두텁고, 타격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치면서 지도력과 리그 적응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부산공고-경성대를 졸업한 허 감독은 1994년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줄곧 LG에서 뛰다가 2001년과 2002년 고향 팀 롯데에 몸 담았고, 2003년 LG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523경기 출전에 타율 0.269 20홈런 129타점이다.
스타 출신은 아니었지만 2007년 LG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끊임 없이 야구를 연구하고 선수들과 소통에 노력하는 코치로 알려졌다. 선수들의 신뢰도 높았다. 허 감독은 2012년부터 히어로즈 1군 코치를 맡았다. 2015년 11월 퓨처스팀 타격코치로 선수 육성에 힘쓰다가 지난해 5월 1군 수석코치로 부름을 받고 장정석 감독을 보좌했다. 장 감독은 26일 한국시리즈 종료 후 자신의 곁에서 떠나는 허 감독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허 감독은 “그 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을 해서 롯데가 롱런 할 수 있는 팀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며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야구의 도시에서 롯데의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허 감독의 취임식은 11월1일 오전 10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b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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