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은 유소년 세계기록 경신
‘포스트 장미란’으로 평가되는 한국 여자역도 기대주 이선미(19ㆍ강원도청)와 박혜정(16ㆍ선부중)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평양에서 애국가를 울렸다. 박혜정은 유소년 세계 신기록을 새로 쓰는 쾌거까지 이뤘다. 폐막일까지 금메달 14개를 따낸 한국은 평양에서 5차례 애국가를 울렸다.
이선미와 박혜정은 27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ㆍ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주니어 여자 최중량급(87㎏ 이상)과 유소년 여자 최중량급(81㎏ 이상)에 각각 출전해 인상ㆍ용상 및 합계까지 세 부문을 모두 1위로 마치며 금메달 3개씩을 따냈다.
이선미는 이날 인상 127㎏, 용상 150㎏, 합계 277㎏으로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인상에서 유소년ㆍ주니어 최중량급에 동시 출전한 아이사말 산시즈바예바(16)의 인상 기록보다 8㎏ 많은 117㎏을 1차 시기에 성공한 그는 2ㆍ3차도 가볍게 성공해 인상을 127㎏으로 마쳤다. 용상에서도 1차에서만 143㎏을 들어 일찌감치 1위를 확정했다. 2차에서 150㎏을 들어올린 이선미는 3차에서 한국 주니어 신기록(154㎏)에 도전했다가 아쉽게 실패했지만, 합계(277㎏) 1위는 변하지 않았다. 2위 산시즈바예바와의 합계(241㎏) 기록 차이는 무려 36㎏이었다.
박혜정은 이날 유소년 연령대에서만 존재하는 여자 81㎏ 이상급에서 인상 110㎏, 용상 145㎏, 합계 255㎏을 들어올리며 세계기록을 세웠다. 3개 부문 모두 유소년 세계 신기록이다. 그는 인상에서 카자흐스탄의 산시즈바예바와 1㎏ 차 접전을 벌인 끝에 110㎏으로 경기를 마쳐 세계 기록(종전 107㎏)을 3㎏ 늘렸다. 박혜정은 북한 관중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매 시기 인상을 성공할 때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깡총’ 뛰며 기뻐하기도 했다. 용상에서도 산시즈바예바의 기록(132㎏)보다 13㎏ 높은 145㎏을 1차 시기에 도전했고, 가뿐히 성공하면서 용상과 합계 금메달을 확정했다.
박혜정은 2ㆍ3차 시기에서 지난 8월 중고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중학생 최고 기록(150㎏)을 경신하기 위해 151㎏에 도전했으나 두 번 모두 바벨을 놓쳤다. 박혜정은 이미 국내 대회에서 기존 유소년 세계 기록(인상 107㎏ㆍ용상 130㎏ㆍ합계 237㎏)보다 높은 인상 111㎏, 용상 150㎏, 합계 259㎏을 들어올린 바 있다. 다만 국내 대회에서 세운 기록이라 세계 기록으로 공인 받진 못했다.
최중량급(102㎏ 이상)에 출전한 이승헌(17·전남체고)도 마지막 날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은 대회 폐막일에만 한국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메달은 금메달 14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9개로, 합계 기준으로는 금메달 5개를 따내 경기장에 애국가를 5차례 울렸다. 대회 초반 경량급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대회 환경에 적응해간 중량급 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며 막바지 한국에 무더기 메달을 안겼다.
유소년(17세 이하)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1개를, 주니어(20세 이하)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를 각각 수확했다. 각 체급별 순위에 따른 배점으로 매긴 선수단 순위에서 한국은 유소년 남자(555점), 유소년 여자(663점), 주니어 남자(677점), 주니어 여자(504점)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대만이 유소년 남자 1위를 차지했고, 대회를 개최한 북측이 유소년 여자 및 주니어 남·녀 1위를 기록했다.
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단은 28일 오후 5시20분 비행기편으로 평양을 떠난 뒤, 중국 베이징을 거쳐 29일 오전 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평양=공동취재단ㆍ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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