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 90주년을 앞두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학생독립운동 유적지를 연결하는 1103번 시내버스 신설 등 역사와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당시 한ㆍ일 학생 충돌이 일어났던 광주역과 참여자들의 학교 등 건물은 모두 사라지고, 광주여고보(현 전남여고) 본관 건물만 유일하게 남아있다”며 “전국 유일한 기념관 역시 도시계획에 밀려 인적 드문 막다른 길에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의 현실이 이런 형편인데 과연 자랑스럽게 긍지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10년 뒤 100주년을 맞는 만큼 이 기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우리에게 남겨진 역사를 복원ㆍ계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29일 나주에서 광주로 통학하던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이 나주역에서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전국 320여개의 학교와 5만4,0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독립 만세운동으로 3ㆍ1만세 운동, 6ㆍ10만세 운동과 함께 국내 3대 항일운동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사적지는 옛 광주역터(현 동부소방서), 광주 토교 터(현 대인시장 동문다리 입구), 4개 학교(현 광주일고 터, 현 전남여고, 전 광주농업학교 터, 전 전남사범학교 터), 김기권 문방구 터(현 금남공원) 등이다.
기념사업회는 “아직 서훈을 받지 못한 학생 독립운동 참여자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신청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참여 학교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인물 등을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촉구했다. 또 법률과 지원조례 제정으로 학생독립운동 주역들에 대한 인물전 발간과 기타 기념사업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기념사업회는 학생독립운동의 출발점이 광주였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3ㆍ15 광주의거, 5·18 광주민중항쟁으로 연결됐음에도 1928년 건립된 전남여고 본관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유적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419’와 ‘518’ 시내버스는 있으나 ‘1103’ 버스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광주시와 정부가 학생독립운동 발상지 관리와 정신을 계승하는 일에 소홀해왔다고 지적했다.
김성 이사장은 “무관심을 그대로 방치한다며 후세로부터 역사의 죄인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며 “100주년을 10년 앞두고 장기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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