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해 지하철 비상개폐장치 눌러 전동차 멈추게 한 50대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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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승객들을 위협하며 소란을 피우다 이유 없이 비상개폐장치를 눌러 전동차를 갑자기 멈추게 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전차교통방해, 업무방해, 철도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우모(5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씨는 지난 7월6일 오후 9시48분 서울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신도림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전동차 안에서 비상개폐장치를 작동시켜 전차 운행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우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차 안에서 여성 승객을 따라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을 하다 출입문 옆에 설치된 비상개폐장치를 아무 이유 없이 작동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개폐장치가 작동하자 기관사는 전동차를 급정거했다. 다른 객실에 있던 승객들도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진 줄 알고 비상용 출입문 손잡이를 돌려 선로로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운행을 재개하기까지 열차는 12분간 멈춰 있었다.

재판부는 "겁에 질린 승객들이 피고인을 피해 도망가다 일부 승객은 선로로 추락해 다치기까지 했다"며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은 없는 반면 범행 결과는 가볍지 않아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