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하천에 외래종인 악어거북과 미국가재가 잇달아 발견되면서 토착생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환경 당국은 이들 외래종이 반려동물로 길러지다가 버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생태계 위해성 등을 정밀조사하고 있다.
27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환경청 자연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준석씨가 최근 무등산국립공원 경계지역인 풍암천에서 몸통 길이 30㎝가량의 악어거북을 발견했다. 악어거북은 늑대거북과에 속하는 미국 남서부 습지 고유종으로 성질이 포악하고 하천 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다.
영산강환경청은 악어거북을 인계 받아 동물원이나 공인 보호기관으로 넘길 예정이다. 환경청은 국제 멸종위기종Ⅲ 등급에 속한 악어거북이 엄격한 수·출입 규제를 받기 때문에 누군가 국내로 몰래 들여와 기르다가 내다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청은 또 다른 악어거북의 서식과 토착 생태계 피해 유무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또 영산강 지류에선 국내 야생에서 볼 수 없던 미국가재가 무더기 발견됐다. 미국가재는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시행한 외래생물 정밀조사에서 영산강 지석천, 나주호 대초천, 풍림저수지 일원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산강환경청은 7월부터 미국가재 포획 활동에 나섰고 현재까지 1,900여마리를 잡아들였다. 환경부는 강한 육식성인 미국가재가 수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이달 11일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다.
미국가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외래종’이다. 국립생태원은 미국가재 서식 현황과 생태계 위해성 등을 정밀조사 중이다. 올해 7월 전북 만경강 고산천 주변에서도 발견된 미국가재의 경우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산강환경청 관계자는 “외래종을 야생에 유기하면 토착 생물의 피해가 우려돼 애완 목적으로 기르기로 결심할 때부터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며 “키우는 데 사정이 생기면 유기 전 지방자치단체나 환경청에 문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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