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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 피해자 ‘베트남인’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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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 피해자 ‘베트남인’ 정황

입력
2019.10.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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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밀입국 시도 이후 실종 다수 

24일 영국 시민들이 런던 내무부 앞에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 이민자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런던 연합뉴스
24일 영국 시민들이 런던 내무부 앞에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 이민자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런던 연합뉴스

영국에서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의 피해자들 상당수가 중국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 달리 일부 피해자들은 베트남 출신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오전 1시 40분쯤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이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됐으나, 중국 정부는 영국 경찰이 아직 사망자들의 국적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26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베트남 출신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 본부를 둔 시민 네트워크인 ‘휴먼 라이츠 스페이스’의 호아 응히엠은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시기에 베트남 26세 여성인 팜 티 짜 미가 숨을 쉴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짜 미는 ‘엄마 미안해. 외국으로 가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사랑해 엄마.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아. 미안해 엄마”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호아는 밝혔다.

짜 미는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프랑스를 통해 영국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그는 밀입국 알선 조직에 3만 파운드(약 4,500만원)를 지불했다고 트라 마이의 가족은 전했다.

아울러 한 베트남 남성은 자신의 여동생(19)이 지난 22일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와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야 해 휴대전화를 끌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이후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끊겼고, 밀입국 알선조직이 비용을 돌려줬다고 했다.

공영 BBC 방송은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된 이후 영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기관인 ‘비엣홈(VietHome)’에 20명 가까운 베트남인들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나이는 15∼45세다. 이 중에는 20세 남성 응우옌 딘 르엉이 포함돼 있는데, 그의 부친은 지난주 아들이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파리에서 다른 그룹에 합류했다고 말한 이후 아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이 전해지자, 응우옌 쑤억 푹 베트남 총리는 이날 지방당국에 베트남 국민이 이번 사건 희생자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냉동 컨테이너에 밀입국자들을 실어나르는 것은 베트남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전했다. 냉동 컨테이너 내 온도는 영하 4도 정도로, 몸을 따뜻하게 감싸면 견딜 수 있는 수준이나, 항구에서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온도를 영하 20도까지 낮추면, 이번 사건과 같이 동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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