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의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석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헌정파괴 전문가’라며 황 대표를 겨냥했고, 한국당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입막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검찰개혁과 민생경제를 살펴야 하는 많은 과제가 국회 앞에 놓여있다. 여야가 함께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라는 국회의 시간이 주어져 있다”며 “집 나간 한국당은 돌아오기는커녕 극우 집회까지 참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욕설과 거짓이 난무하는 집회에 참석한 본심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촛불 계엄령 모의의 정점이라는 의혹을 받는 황 대표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허무맹랑한 집회까지 참석한 것은 헌정파괴 전문가임을 자임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또 “쇠귀에 경 읽기지만 다시 한번 촉구한다.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개혁과 민생 열차에 탑승하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3차 범국민 투쟁대회’에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일부 당 지도부와 참석했다. 집회 주최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총괄 대표를 맡고 있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문 대통령을 반드시 끌어내야 한다”, “공수처법을 만들어 공산주의를 집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지적은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이라며 자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 분열, 불공정 사회 구축에 한 몫 한 민주당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며 “심지어 조국을 앞세워 헌정파괴를 자행해온 민주당이 오히려 야당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공정을 바로잡고자 하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입막음 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공수처와 조국 비호 집회를 지지하며 직접민주주의를 부추길 때는 국론분열이 아니라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수백만 국민들의 주장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비꼬는가”라며 “민주당은 사법부 장악하기에 빠져 민생은 뒷전인 채, 야당과의 협치는커녕 공수처 통과를 위한 야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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