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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노로 바이러스 주의보… 손 자주 씻고 물 끓여 마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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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노로 바이러스 주의보… 손 자주 씻고 물 끓여 마시여

입력
2019.10.28 20: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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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월에 전체 식중독의 25% 발병

식중독은 주로 여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을에도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은 주로 여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을에도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은 여름에만 발병하는 것으로 대부분 생각한다. 하지만 선선한 가을에도 식중독이 빈발하고 오히려 찬바람이 불면 더 극성인 식중독균도 있다. 특히 이 때쯤부터 급증하는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사람 간 감염이 더 잘 돼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5년간 전국 식중독 발생건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25%가 9월부터 11월 사이에 발생했다.

가을 식중독은 심한 일교차 탓이 크다. 가을에는 낮 기온은 여름처럼 높아 식중독균이 자라기 쉽고 여름철에 신경 쓰면서 보관하던 음식도 가을에는 느슨하게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식중독 원인균으로는 여름에 흔한 세균(살모넬라, 황색포도알균, 장염비브리오, 콜레라, 병원성 대장균, 이질, 캠필로박터, 여시니아,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등)과 가을·겨울에 극성을 부리는 바이러스(노로 바이러스, 로타 바이러스, 장관 아데노 바이러스 등)가 있다.

가을철 식중독 원인균의 주범은 노로 바이러스다. 1986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 지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환자들의 대변에서 처음 확인됐다. ‘노워크 바이러스’로 불리다가 2002년 노로 바이러스로 바뀌었다. 이 식중독을 미국에선 ‘겨울철 토하는 병(winter vomiting bug)’ ‘장(腸) 독감(intestinal flu)’ 등으로 부른다.

노로 바이러스는 27~4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로 급성 장염(식중독)을 일으킨다. 상온 60도에서 30분간 가열해도 감염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영하 20도에서도 죽지 않고 냉동ㆍ냉장 상태에서 감염력을 수년간 유지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 의해 주로 감염된다. 노로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구토물이나 환자가 만진 수도꼭지, 문고리 등을 다른 사람이 손으로 접촉한 후 입을 만지거나 음식물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뒤에 구토, 설사나 복통ㆍ오한ㆍ발열 등이 나타나 48~72시간 지속하다 빠르게 회복된다. 어린이에게는 구토가, 어른에겐 설사ㆍ복통이 주로 생긴다.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절로 낫는다. 치료제가 없어 물을 공급해 탈수를 막는 보존적 치료를 하면 된다. 스포츠ㆍ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면 된다. 다만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는 피해야 한다. 탈수가 심하면 정맥주사로 수액을 공급하면 좋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로 바이러스 장염으로 설사를 하게 되면 굶는 사람이 많은데 죽ㆍ미음과 함께 따뜻한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마시면 좋다”고 했다.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김민자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철저히 씻고,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비누보다 액체용 비누를 사용하면 좋다”며 “물로 손 씻기가 어려우면 알코올이 든 손소독제를 쓰면 된다”고 했다.

굴 등 수산물은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신다. 환자 구토물은 다량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므로 위생용 비닐장갑 등을 끼고 오염이 퍼지지 않도록 치우고, 염소 소독제로 구토물, 바닥, 그 주위를 소독해야 한다.

구토ㆍ설사 등이 생긴 사람은 식품 조리에서 배제하고, 증상이 회복된 후 최소 1주일 이상 조리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는 가족과 떨어져 다른 방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 손 닦는 수건은 가족이 각자 따로 사용해야 한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자녀의 손이 많이 닿는 장난감이나 우유병은 자주 살균하면 예방에 도움된다. 생선 조개 굴 같은 어패류나 고기는 익혀 먹는 게 좋다. 노로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하면 감염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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