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해 30대 후반 남녀 2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각각 38세인 이들 남녀는 잉글랜드 서북부 체셔의 워링턴 출신으로, 밀입국 주선 및 살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체포된 사람은 트럭 운전자 모 로빈슨(25)을 포함해 모두 3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또 냉동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시신 39구의 부검에 돌입했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경찰은 이중 11구의 시신을 우선적으로 사건 현장 인근의 부둣가에서 병원 영안실로 옮겼다. 경찰은 포렌식 전문가들을 동원해 사망자 신원과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들은 중국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 경찰이 아직 사망자들의 국적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베트남의 인권 활동가가 올린 트위터를 인용, 이번 희생자 중 한 명이 베트남 국적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 본부를 둔 시민 네트워크인 ‘휴먼 라이츠 스페이스’의 호아 응히엠은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시기에 베트남 26세 여성인 팜 티 트라 마이가 숨을 쉴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트라 마이는 당초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프랑스를 통해 영국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호아는 “뉴스에서는 39명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했지만 트라 마이의 가족은 그녀가 이중 한 명인지를 확인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더 많은 베트남인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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