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英 언론 “냉동 트럭서 39명 사망, 中 밀입국 조직 연루 가능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英 언론 “냉동 트럭서 39명 사망, 中 밀입국 조직 연루 가능성”

입력
2019.10.25 17:37
수정
2019.10.25 23:20
8면
0 0
대형 트럭 안에서 중국인 밀입국자 시신 39구가 발견된 영국 에식스수 서록 워터글래이드 공업단지 인근에 추모의 꽃이 놓여 있다. 서록=AP 연합뉴스
대형 트럭 안에서 중국인 밀입국자 시신 39구가 발견된 영국 에식스수 서록 워터글래이드 공업단지 인근에 추모의 꽃이 놓여 있다. 서록=AP 연합뉴스

영국 에식스주 대형 냉동 트럭에서 발견된 남성 31구와 여성 8구 시신 전원이 중국인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번 참사의 배경을 놓고 영국 언론이 중국계 범죄조직과의 연루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책임자를 특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한 시점이지만 이전 사례와 비교해 봤을 때 중국 밀입국 조직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격에 빠진 중국사회는 영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이 2000년 벨기에에서 영국 도버항으로 이동하던 중국인 58명이 숨진 사건과 유사하다며 중국 범죄조직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시 밀입국을 알선한 범죄 조직은 1인당 2만파운드(약 3,000만원)의 비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스페인 당국은 중국 이민자들을 영국과 아일랜드로 인신매매한 혐의로 155명을 체포했고 이중 대부분은 중국 국적자였다고도 덧붙였다.

미러 역시 ‘스네이크헤드(蛇頭)’로 불리는 중국 범죄 조직이 이번 에식스 참사의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러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네이크헤드의) 밀입국 알선은 중국 문화에서 범죄가 아니라 밀입국자와 범죄 조직이 서로 합의한 일종의 기회로 여겨진다”며 “스네이크헤드는 법을 어기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스네이크헤드의 두목 격인 청추이핑(鄭翠萍)이 중국 공산당 고위급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푸젠(福建)성 출신이 대다수인 밀입국자들은 밀입국에 성공해 일자리를 얻는 순간 3년 동안 스네이크헤드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미러는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2015년 스네이크헤드가 탈북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트럭 운전사 모 로빈슨(25)의 주소지 아마 카운티 남부에서 활동하는 아일랜드 밀수조직을 이번 밀입국 범죄 주체로 의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내 놨다. 이번 참사의 배후를 특정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영국 경찰이 수사 중인 밀수조직은 북아일랜드 반정부 민병대와 연관이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에식스 경찰은 이미 살인 혐의로 체포된 로빈슨 외에 25일 잉글랜드 서북부 체셔 워링턴 출신의 38세 남성과 여성 각각 1명을 인신매매와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을 두고 영국에 책임을 돌렸다. 환구시보는 25일 사평에서 “이들 중국인이 영국에 입국하는 방식이 정당하지는 않다”고 말하면서도 “영국과 관련 유럽 국가들은 이 사람들을 비명횡사하지 않게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유럽인들은 도버 참사 이후 왜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는지 자문해 보라. 해야 할 조치를 성실히 했는가”라고 되레 물었다. 신문은 영국이 관련 범죄자를 조속히 검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