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 초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철희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표 의원은 24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책임을 지고 불출마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철희 의원도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표 의원은 전문성과 대중 인지도를 두루 갖춘 스타급 초선 의원이다. 이 의원도 뛰어난 정책 역량과 품격 있는 언변으로 촉망 받아온 여권의 차세대 정치인이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 대표 시절 직접 발탁했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젊고 유능한 초선 의원들이 무한정쟁의 정치판이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으니, 국민들이 막말과 선동, 내로남불이 판치는 3류 정치를 목도하며 느꼈을 절망감과 환멸감이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권 내부에선 의정 활동에서 두각을 보였던 두 초선 의원의 불출마 결단에 자성론과 중진 물갈이론이 제기된다.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최악의 20대 국회를 만든 책임을 초선 의원들이 떠안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정작 정치를 그만둬야 할 이들은 알량한 운동권 훈장과 지역주의에 기대 국회의원을 생업 수단으로 삼아 온 다선 중진 의원들이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게 분명하다. 경제와 민생이 어렵고 개혁 입법이 지지부진하면서 촛불 민심이 여당을 떠나고 있다. 내년 총선을 낡은 이미지의 현 운동권 지도부로 치르겠다는 것은 민심에 대한 배신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국 사태’에 책임을 지고 빨리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 표ㆍ이 두 의원의 불출마 소식을 접한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정치는 국회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구성 자체를 바꿔야 가능하다”고 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 없이는 정치판의 구태를 씻어낼 수 없고 민심의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 두 의원의 결단은 당리당략에 매몰된 여야의 ‘정치꾼들’을 물갈이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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