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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 1994년 대한민국 뒤흔든 ‘지존파 사건’ 영화화한다고?

입력
2019.10.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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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9월21일 지존파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조직원 김현양은 취재진 앞에서 "나는 인간이 아니야. 우리 엄마요? 내 손으로 못 죽여서 한이 맺힙니다"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MBC 캡처
1994년 9월21일 지존파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조직원 김현양은 취재진 앞에서 "나는 인간이 아니야. 우리 엄마요? 내 손으로 못 죽여서 한이 맺힙니다"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MBC 캡처

199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지존파 사건’이 지난 23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소재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무고한 시민 5명이 희생된 지존파 사건. SNS에서는 사건의 영화화 소식을 두고 관심만큼 우려도 잇따랐습니다. 끔찍한 사건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생각할 때 “지존파 사건을 영화화해서 남는 게 뭐고 배울 게 뭐가 있을까”(le**********), “생존 피해자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데 그걸 영화화 한다고?”(li**********), “피해자들은 또 고통 속에 살겠지. 그들이 영화화를 찬성했다면 모를까”(로************) 등 영화화 자체가 무리수라는 지적이 다수였습니다. 영화 제작자들은 이처럼 우려 섞인 의견도 고려해야 할 텐데요.

지존파 사건이란 1993년 7월부터 94년 9월까지 범죄집단인 지존파가 저지른 연쇄살인을 말합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에 불만을 품어 온 김기환, 그의 중학교 후배 강동은 등은 93년 도박판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사회 부유층을 대상으로 범죄를 함께 벌이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범죄를 모의하면서 지존파라는 이름을 만들고 1,200여명이 이름을 올린 백화점 우수고객 명단을 빼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지존파는 ‘돈 있고 백 있는 놈의 것을 빼앗고 그들을 죽인다’는 내용의 행동강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존파를 결성한 김기환. 지존파는 사회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함께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무고한 시민 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MBC 캡처
지존파를 결성한 김기환. 지존파는 사회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함께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무고한 시민 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MBC 캡처

하나 둘 모인 조직원은 모두 7명. 지존파 일당은 무고한 시민 5명을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했습니다. 93년 7월 길을 가던 23세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죽인 사건부터 시작해 잇따라 범죄를 저질렀죠. 특히 이들은 체포 후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기 위해 인육을 먹었다”고 밝혀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일당은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그 안에 감금용 철창, 사체 소각용 화덕, 공기총, 다이너마이트, 가스총 등 범행도구까지 갖추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지존파의 범행은 94년 9월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일당에 납치됐다 가까스로 탈출한 여성 A씨가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경찰에 알리며 지존파의 범행이 만천하에 공개된 겁니다.

94년 9월 21일. 지존파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검거 당시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는 등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10월 대법원에선 김기환, 김현양, 강동은 등 지존파 일당 6명에게 살인ㆍ사체유기 범죄단체조직 및 가입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강동은의 애인이었다가 조직에 가담하게 된 유일한 여성 조직원 이경숙은 살인에 가담하지 않은 사유가 참작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98년 석방됐습니다. 법무부는 이경숙을 제외한 지존파 일당 6명에 대해 선고 다음달인 95년 11월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이들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고, 잔인한 수법으로 무고한 시민을 해쳤습니다. 또 반성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태도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특히 빈부 격차와 부자들에 대한 증오가 범행 이유라고 밝혔지만 실제 희생자 중엔 서민도 있었다는 게 밝혀진 점도 충격이었죠.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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