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독교가 부정부패, 세속화로 신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탈종교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계가 ‘이단’으로 지목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이하 신천지예수교회)에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1984년 창립 후 35년새 예배 출석 성도가 20만 명이 넘어서면서 90년대 이후 한국 교계에서 이례적인 급성장을 이뤄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요한계시록을 비롯한 성경의 예언이 이뤄졌다는 말씀을 전파하며 교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기복신앙, 체험, 방언 등이 강조된 기존 교계와는 달리 신천지는 성경 교육을 강조하며 자체 교육센터(시온기독교선교센터)를 통한 전도를 펼친 것이 교리적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분석이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 10월 4일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대전에서 진행한 말씀대집회에 8,000여 명이 참석하면서 교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전 신청자는 2배에 달했으나 좌석이 부족해 인근 지교회를 개방하고 생중계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며 상당수의 목회자, 신학생들도 교계의 눈을 피해 조용히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전국 순회 말씀대집회 강연자로 직접 나선 이만희 총회장은 요한계시록이 이뤄질 때 나타나기로 성경에 약속된 ‘추수(秋收)’와 ‘인(印) 침’ 그리고 ‘12지파 창조’에 대해 듣지 못한 자 없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성경적 확인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하나님의 새 일 창조 목적과 약속’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강연에서 이 총회장은 “하나님께서 자기 밭(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세상)에서 하나님의 씨(말씀)로 자라난 자들을 추수해서 인을 치고(말씀으로 교육) 새 나라 새 민족 12지파를 창조하는 성경상의 ‘새 일’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이번 말씀대집회의 목적이 하나님 역사가 이뤄진 뒤 이를 듣지 못했다는 이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개최 사실 자체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 재림과 추수 확인 대집회’란 이름에서 보듯 단순히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부흥 집회의 성격이 아니라 강연 내내 계시록이 이뤄진 실상을 알리고 스스로 이 실상 안에 들어와 있는지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교계는 이번 집회 메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신천지가 주장하고 있는 요한계시록의 성취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아흔이 다 된 이만희 총회장이 1시간이 넘도록 쉬지 않고 말씀을 전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신천지가 부흥하는 이유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을 모태신앙이라고 밝힌 김주호(서울·54) 씨는 “교회에서 전혀 들을 수 없었던 요한계시록의 말씀을 막힘없이 전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지구종말이나 세계 3차대전 등의 점치는 듯한 말이 아닌 성경으로 시작해 성경으로 끝나 신뢰감이 들었다”며 “신천지 말씀이 맞는지 후속교육을 통해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집회에는 대다수 성경 말씀에 갈증이 있었던 기독교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 성경의 근원적인 비밀을 오직 성경을 통해 풀며 기성교회와 차별화된 말씀을 전하는 신천지에 대해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목회자와 신학생들도 관심을 보이면서 조용히 방문하고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은 꼭 들어봐야 할 말씀이니 나머지 집회에 참석해서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말씀대집회는 25일 대구, 26일 부산, 11월 2일 광주 순으로 진행되며 사전 참가신청자가 지역마다 1만 명에 육박하는 등 그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신천지예수교회는 무료성경신학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를 통해 6개월간의 성경 공부 과정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이 커리큘럼을 마친 10만여 명의 수료생이 모이는 수료식이 예정돼 있어, 이를 지켜본 한국 교계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성경의 뜻 시원하게 해석” 참석자 대다수가 기독교인
세 번의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기독교인들이었다. 교계는 교회 앞에 ‘신천지 추수꾼 출입금지’ 팻말을 붙여놓고 신천지와 교인들의 접촉을 차단해 왔고 ‘신천지에 빠지면 가족도 못 알아본다’는 악성루머를 퍼뜨려 신천지는 기피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어 이같은 관심은 충격적이라는 평이다.
신천지예수교회에 따르면 세 번의 집회 참석자 8,000여 명 중 목회자는 500여명, 그 외 신학생과 기독교인이 80%를 차지한다. 목회자들 중에서는 모 교단의 고위층 인사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목회자들은 신천지 말씀을 확인해 보고자 참석하기도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얼마나 모이는지 보려고 참석하기도 한다고 했다. 신학생들은 “교회와 학교에서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가르치지만 실제 성도들이 신천지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회를 위해서라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교계와 이단전문가들이 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 놨지만 정작 성경 말씀에 대한 갈급함을 해결해 주지 못해 교인들이 직접 확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신천지가 말하는 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실상, 예언의 내용 등을 알려주지 않고 듣지 못하게 막기만 하는 것은 올바른 대처가 아니다”면서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교회만 멈춰 있다.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생각해 보고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번 ‘주 재림 추수 확인 대집회’를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 꼭 들어야 하는 말씀이라고 강조하며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주신 약속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회장은 “교회들은 ‘추수꾼 출입금지’라고 붙여놓고 성도들에게 신천지가 추수한다, 12지파 창조한다고 하는 말을 듣지 못하게 한다”면서 “하지만 추수되지 못한 자는 하나님의 씨로 나지 못했다고 ‘성경’이 증거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성경에 이 말씀이 약속돼 있다면 성경으로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집회에 참석한 김재환(33) 씨는 “그동안 교회가 왜 신천지 말씀을 못 듣게 했는지 모르겠다”며 “모호했던 성경의 뜻을 속시원하게 해석해 줬다. 상식적이고 이치적이다. 교회 출석을 쉬고 있었는데 후속 교육을 통해 제대로 알아보고 신앙생활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천주교인이라고 밝힌 김주연(여·40) 씨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약속이 있다는 것이 감명 깊었다”며 “선행활동에 만족하며 신앙생활을 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말씀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도 2000년 전 이단이라고 핍박을 받았다. 신천지라는 것에 편견을 갖지 말고 성경으로 확인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류재호(54) 씨는 “내가 그동안 무엇을 위해 신앙생활을 해왔는지 돌아보는 계기였다. 성공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이 최고의 신앙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신천지가 증거하는 말씀은 모든 성경구절을 성경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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