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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기후변화 알고도 묵인… “’기후변화 부정론’ 퍼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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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기후변화 알고도 묵인… “’기후변화 부정론’ 퍼뜨려”

입력
2019.10.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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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엑손모빌 자문 과학자, 하원 청문회서 “엑손이 기후변화 의심 퍼뜨려”

뉴욕, 22일 뉴욕주연방대법원 앞에서 엑슨모빌 재판 첫날을 맞은 환경운동가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
뉴욕, 22일 뉴욕주연방대법원 앞에서 엑슨모빌 재판 첫날을 맞은 환경운동가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1970년대에 이미 화석연료 사용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파악하고도 이를 묵인하고 기후변화 부정론을 퍼뜨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마틴 호퍼트 전 엑손모빌 소속 자문 과학자가 이 같이 증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호퍼트는 이날 청문회에서 엑손모빌이 1982년에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가 얼마나 탄소배출량을 늘리고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지를 예측했다고 증언했다.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의심을 퍼뜨렸다고도 덧붙였다.

청문회에 참석한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당시 엑손 내부 문건을 가리키며 “엑손은 2019년까지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ppm에 이르고, 지구 온도가 1도 올라갈 것이라 예측한 사실이 정확하느냐”고 묻자 호퍼트는 “우리는 훌륭한 과학자들이었다”고 대답했다. 엑손이 기후변화를 정확히 예측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다른 전 엑손모빌 과학자도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23일 하원 청문회에서 공개된 엑슨모빌 1982년 내부 문건. 미 정부감독개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23일 하원 청문회에서 공개된 엑슨모빌 1982년 내부 문건. 미 정부감독개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1일 미국 과학자들이 내놓은 보고서(American Misled)에도 담겼다. 보고서는 대형 석유회사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펼쳐 온 주장과 전략을 설명했다. 가짜 전문가의 분석이나 입맛에 맞는 자료만 인용하거나 음모론을 퍼뜨리는 식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전략이 과거 담배 산업이 담배와 암의 관련성을 부정하기 위해 사용해 온 전략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두 배로 증가하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평균 1~3도 상승할 것”이라고 적힌 1977년 엑손 내부 문건도 담겨 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전임 트럼프 정부 환경청(EPA) 소속 변호사는 이날 청문회가 “(석유) 산업 전체를 비방하려는 정치적 동기가 담겼다”며 “지구 온난화는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칩 로이 하원의원 역시 “기후변화 옹호론자들이 기업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1965년부터 2017년까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3.09%(약 42억톤)을 배출했다. 엑손모빌은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재정적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혐의와 관련해 뉴욕주 사법당국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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