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수련원 50대 남성 사망사건과 관련해 수련원 원장 등 6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9월 1일 저녁 제주시의 한 명상수련원에서 A(57)씨가 수련 도중 의식을 잃었지만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ㆍ사체은닉ㆍ사체은닉방조 등)로 수련원 원장 H(58)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명상수련원 회원 등 5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부검 결과 등을 바탕으로 A씨가 심장질환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H씨는 “당시 A씨가 죽은 것이 아니라 깊은 명상에 빠진 상태였다고 믿었다”고 진술했다. 수련원 회원들도 H씨의 신념이 상당히 강해 이같은 주장을 믿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주사기와 한방침, 에탄올 등은 부패한 시신을 관리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입건된 원장과 회원 등은 모두 종교가 없고, 해당 명상수련원에서 종교의식이나 주술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숨진 A씨는 지난 8월 30일 일행 2명과 함께 제주시내에 있는 한 명상수련원에 수련하러 가겠다고 집을 나선 뒤 9월 1일 이후 연락이 끊겼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A씨 일행은 9월 1일 오후로 예약된 배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A씨만 수련원에 남고 나머지 일행만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인은 한 달 넘게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15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을 찾아가 수련원 건물 3층 명상수련실 내에서 모기장 안에 이불이 덮인 채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하고, H씨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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