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지역 의원들이 주축인 대안신당이 중앙일보 회장을 지낸 홍석현(69)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을 제 3지대 정당에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17일 창당을 앞두고 홍 이사장을 신당의 얼굴로 내세워 창당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홍 이사장은 제 3지대 구축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신당 합류 제안은 고사했다.
홍 이사장은 23일 강남의 한 식당에서 정대철 전 의원의 제안으로 대안신당 측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홍 이사장은 정 전 의원과 경기고ㆍ서울대 동문으로 친분을 유지해 왔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 전 의원과 조배숙ㆍ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 대안신당 소속 유성엽ㆍ장병완ㆍ장정숙 의원, 국민의당 출신인 홍기훈ㆍ정호준 전 의원도 참석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ㆍ김동철 의원은 초대 받았지만 불참했다.
대안신당은 홍 이사장을 신당 대표 후보로 점 찍고 수개월 전부터 물밑 작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홍 이사장은 만찬에서 신당 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에 “나는 아니다”라고 거듭 고사하면서 “다른 인사를 추천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다만 홍 이사장은 “양당제의 폐해에 대해 굉장히 공감하며, 제3 지대가 필요하다 것에도 동의한다”고 했다. 일부 만찬 참석자들은 홍 이사장의 이 발언이 제3 지대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장정숙 의원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중앙일보ㆍjtbc 회장에서 물러난 뒤 홍 이사장이 대권을 꿈꾼다는 이야기가 오르내렸었다.
만찬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안신당, 바른미래당, 평화당이 제3 지대 신당으로 헤쳐 모여야 한다는 데에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대안 세력에 대한 요구가 커진 만큼, 3개 정당이 영향력 있는 인사를 내세워 결합하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다만 기존 의원들로는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거물급 영입에 당력을 집중해 왔다. 거물급 인사를 통해 ‘호남 정당’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중도정당 입지를 확고히 해 당의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산이다. 대안신당은 홍 이사장 외에도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을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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