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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을 만나고, 사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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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을 만나고, 사랑을 얻었다

입력
2019.10.25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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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치 전하지 못한 러브레터 같기도, 서랍 속에 꼬옥 숨겨둔 일기장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꼭 그를 위한 일만은 아니다. 사랑을 통해 내 자신은 한 뼘 자라나고, 나의 세계는 한층 더 넓어지기에 사랑한다는 건 나에게도, 세상에도 이로운 일이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는 9명의 작가들이 반려 동물을 키우며 느낀 감동의 순간을 담담히 풀어낸 책이다. 키우던 개도, 고양이도 다르지만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고 볼품 없어 보이는 동물들이라도 온전히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책은 그 소중한 마음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 행동 카라’에서 운영되는 ‘일대일 결연’ 방식을 알리고, 유기와 학대로부터 구조된 동물들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카라 더봄센터 건립을 위해 기획됐다.

모든 유기 동물들이 새 주인을 만나는 건 아니다. 장애나 질병이 있거나, 노령이어서, 혹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서 입양을 가기 어려운 동물들도 있다. ‘일대일 결연’과 더봄센터는 유기견 중에서도 소외되고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이다. 함께 살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길이다. 저자들도 갈 곳 없는 유기견들의 일대일 결연 후원자로 동참했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은 안다. 인간이 동물을 보살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돌봄을 받고 있다는 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건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김하나는 어린 시절 이별한 치와와 강아지 콩돌이를 추억하며 “동물을 사랑함은 슬픔까지 포함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슬픔보다 크다”고 적었다. 그 사랑은 더 큰 우리와 세계를 만들어 낸다. “누군가를 사랑해본 사람은 그와 닮은 얼굴을 결코 지나칠 수 없습니다. 헤아리는 사람은 그를 위한 일을 기꺼이 하느라 더 슬퍼지고, 더 번거로워지고, 더 강해집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새로운 우리가 됩니다.” 반려 고양이 탐이를 키우고 있는 이슬아의 말이다.

작가들이 키우던 반려동물의 사진은 일부러 싣지 않았다고 한다. 일대일 결연을 맺은 유기견들을 배려해서다. 말로 표현하지는 못해도 동물도 인간의 마음과 다를 바 없다. 학대 받거나 무참히 죽어가는 동물들 곁을 인간이 지켜야 하는 이유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이슬아 김금희 최은영 백수린 백세희 이석원 임진아 김동영 지음 

 문학동네 발행ㆍ248쪽ㆍ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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