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전인지(25ㆍKB금융그룹)에게 가을은 반가운 계절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해인 2016년엔 9월 열린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한동안 부진을 겪었던 지난해 가을엔 한국 대표로 참가한 UL인터내셔널 클래식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거두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이번 시즌 LPGA 무대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가을로 접어들며 다시 살아나고 있다.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ㆍ6,726야드)에서 처음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전체 출전선수 84명 가운데 공동 22위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지난해까지 국내 유일의 LPGA 정규투어 대회였던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인 전인지에게 이번 대회는 타이틀방어전이나 다름없다. 올해부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대신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국내 유일의 LPGA 정규투어다. 하지만 그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명칭과 코스 모두 새로운 대회라 타이틀방어란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라며 “대부분 선수들이 새로운 대회의 초대챔피언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날 굵은 빗줄기와 바람이 몰아치는 악조건 속에서 2언더란 무난한 결과를 얻은 그는 “오전부터 비가 많이 와서 정신 없었는데, 괜찮은 출발 같다”며 “남은 3일 동안은 보기 없는 라운드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보다 4타 앞선 단독선두로 1라운드를 마친 호주교포 이민지(23ㆍ하나금융그룹)와 한 조를 이룬 전인지는 수백 명의 갤러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펼쳤다.
이민지 플레이가 워낙 좋은 탓에 자신도 분발할 수 있었다던 그는 “최근에 원하는 대로 공이 맞아가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 짓고 동계훈련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의 악천후조차 긍정적 요인으로 삼았다. 전인지는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 경기 중간에 좀 여유를 가지고 클럽선택도 여유 있게 하려고 마음먹었다”며 “연습라운드 때는 단단했는데 비가 온 덕분에 촉촉해져 (공략이)수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목표로 정한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전인지는 “모든 샷에 최선을 다해 한 타라도 더 줄여서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며 “내가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성적으로 끝낸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지가 1라운드 선두에 오른 가운데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 이정은(23ㆍ대방건설), 이승연(21ㆍ휴온스), 재미교포 다니엘 강(27)이 나란히 한 타 차 공동 2위를 달리며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 6위안에 들면 올해의 선수상 수상을 확정하게 되는 고진영은 “아직 54홀이나 남았기에 남은 3일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결과는 대회 후에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부산=김형준 기자 mediaoby@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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