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몰이로 3분기 ‘영업이익 1조’가 기대됐던 현대자동차가 ‘세타2’ 사태로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10년 만의 최악’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31%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와 비교하면 69% 이상 영업이익이 줄었다. 6,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이 품질비용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26조9,689억원, 영업이익이 31% 증가한 3,78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4%로 전년 동기 대비 0.2% 포인트 올랐다. 경상이익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50.5% 늘어난 4,290억원, 4,60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10만3,3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둔 그랜저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16만3,322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 시장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부진 지속, 인도 시장 산업수요 위축 심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94만40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팰리세이드 등 SUV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 미국 시장에서의 인센티브 절감 등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증가하고 금융 및 기타부분 매출 또한 성장세를 나타나며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상승에 따라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고, 여기에 원화 약세 등의 영향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낮아진 83.6%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쎄타2 GDi 엔진' 평생 보증 및 고객 만족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인한 약 6,000억원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난 4조499억원을 나타냈다. 때문에 당초 1조원 가량으로 기대됐던 영업이익은 3,785억원에 머물렀다. 현대차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2,889억원)과 비교하면 기저효과로 31% 가량 증가했지만, 최근 성장세를 기록했던 올 2분기 대비로는 69.4% 가량 줄어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제고 및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쎄타2 GDi 엔진 평생 보증 및 미국 집단 소송 화해를 추진했고, 관련 비용에는 기존 실시 중인 KSDS 캠페인 확대 적용 등 선제적 품질 관리를 위한 비용도 포함된다”며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미ㆍ중 무역갈등 장기화, 유럽·중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 등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부진이 심화되며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고객 중심 경영 및 브랜드 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2022년까지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엔진, 발전기 분야의 글로벌 파워 리더인 ‘커민스’와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