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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손으로 결제... ‘바이오페이’에 카드사들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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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손으로 결제... ‘바이오페이’에 카드사들 올인

입력
2019.10.2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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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바이오페이. 그래픽=박구원기자
카드사 바이오페이. 그래픽=박구원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얼굴과 손의 정맥 등을 활용한 생체인식 결제 시스템(일명 ‘바이오페이’)을 확산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려면 그만큼 새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지만 카드사들은 기꺼이 출혈을 감수할 태세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 활용 방식보다 결제 과정이 훨씬 간편하고, 보안 측면에서도 한층 안전해 결국 미래의 결제 수단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신한카드의 ‘페이스페이’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되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카드업계에도 생체인식을 이용한 결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페이는 고객이 한 번 얼굴 정보를 등록하면, 얼굴 인식 전용 단말기를 통해 얼굴의 굴곡을 3차원 카메라로 확인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8월부터 신한카드 본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은 페이스페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얼굴 인식 정보를 등록할 때 실명확인 절차를 카드ㆍ휴대폰 본인확인 등으로 간소화하는 특례를 적용했다.

페이스페이에 앞서 이미 여러 카드사들은 각종 생체인식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좀처럼 확산되지 않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단말기 도입이 말처럼 쉽지 않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롯데카드가 공개한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활용해 손만 대면 쉽게 카드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지만 아직 단말기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신한ㆍ롯데ㆍ하나ㆍBC 4개사가 제휴해 출범하기로 한 ‘핑페이’의 경우, 손바닥보다 작은 손가락 정맥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역시 단말기 확산 문제로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객들이 생체정보 노출을 부담스러워 하는 점도 넘어야 할 숙제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주도하며 투자와 보급이 비교적 활발하다고 평가되는 중국에서조차 소비자의 우려 때문에 생체인식 결제는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생체정보가 복제나 분실 우려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정맥은 사람마다 굵기, 모양, 선명도 등이 달라 지문인식보다 정확성이 높고, 안면인식 역시 3D 카메라로 얼굴 굴곡 등을 면밀히 확인하기 때문에 오류의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제휴 대학교의 교내 가맹점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 안정성을 검증하고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카드사들이 바이오페이 도입을 계속 시도하는 건, 결국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플라스틱 카드 중심 결제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카카오ㆍ네이버 등 IT 기반 간편결제 업체와의 대결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카드업계의 대응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비대면 결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신용카드는 물론 스마트폰 간편결제ㆍ지문인식보다도 보안성ㆍ속도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새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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