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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200번 왕복분’ 마일리지 챙겨 퇴직한 공공기관 임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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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200번 왕복분’ 마일리지 챙겨 퇴직한 공공기관 임직원들

입력
2019.10.24 14:30
수정
2019.10.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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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 기관 퇴직 기관장ㆍ임원 94%, 마일리지 퇴직 때 주머니에 ‘쏙’

공적 항공 마일리지 개인 귀속 현황. 심기준 의원실 제공
공적 항공 마일리지 개인 귀속 현황. 심기준 의원실 제공

공공기관장이나 임원들이 공무 출장으로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 대부분을 재임 중엔 사용하지 않다가 퇴직하면서 고스란히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가져간 마일리지를 비행기표로 바꾸면 인천과 뉴욕을 200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외출장이 많은 67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9월) 기관장 및 임원이 퇴직 당시 보유한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어떻게 처분했는지를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302명은 공무 출장을 통해 총 1,491만2,671마일을 쌓았고 이 중 93.7%인 1,397만4,541마일을 퇴직하면서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통상 1마일당 2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귀속된 마일리지는 약 2억7,949억원 규모다. 이를 대한항공의 인천-뉴욕간 왕복 이코노미 좌석 구입(7만 마일)에 모두 쓴다고 가정하면 200회 왕복이 가능하고, 중국 베이징이나 일본 도쿄(왕복 3만 마일)를 간다고 하면 465회를 왕복할 수 있다.

공공기관장이나 임원 퇴직자들은 재직 중 공무 출장 땐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20만~30만 마일이 넘는 마일리지를 고스란히 챙겨 가기도 했다. 개인에게 귀속된 마일리지가 30만 마일 이상인 퇴직자는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전 이사장 A씨(33만9,376마일)와 전 사업이사 B씨(31만4,840마일)이었다. 한국은행의 전 임원 C씨는 재직 중 9만8,000마일을 쓰고도 25만4,796마일을 가져갔으며, D 임원은 23만3,887마일을 챙겼다.

반면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재임 중 마일리지 사용률은 저조했다. 2015년 이후 쌓인 공적 항공 마일리지 총 2억9,927만 마일 중 사용한 마일리지는 3,087만 마일(10.3%)에 불과했다. 사용 실적이 하나도 없는 기관은 22개인데 이 중 한국전력기술에서만 1,735만8,321마일을 남겼다. 산업은행의 경우 관리 시스템 부재로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 의원은 “예산에 우선해 공적 마일리지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항공사와 논의를 통한 공적 마일리지의 기관 적립 등의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개인 마일리지를 기관에 적립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항공사 측에서 개인에게 부여된 마일리지를 다른 데 주는 것은 취지에 안 맞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관련 부처와 함께 보완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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