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0.4%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했다. 직전 분기 성장률(1.0%)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가, 역대 분기별 성장률로 봐도 두 차례 마이너스 성장 분기(2017년 4분기, 올해 1분기)를 제외하면 2016년 1분기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1분기 마이너스(-0.4%)로 출발했다가 2분기 다소 회복됐던 올해 분기별 성장률이 3분기에 다시 주춤하면서 2%대 연간 성장률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홍남기 부총리가 최근 올해 성장률을 2.0~2.1%로 예상하고 국제 신용평가사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2% 성장률’ 사수를 공언했지만, 이를 위해선 4분기에 1.2% 이상의 성장이 필요한지라 지금의 우리 경제 여건에 비춰 버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연간 성장률이 2%를 밑돌 경우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0.8%)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우리 경제는 확장적 재정 정책에 힘입어 정부소비(전분기 대비 +1.2%)가 늘고 수출(+4.1%)이 물량 기준으로 증가한 반면, 건설투자(-5.2%)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민간소비(+0.1%)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6년 1분기(-0.3%)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성장률을 0.9%포인트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소비(0.0%포인트)와 민간투자(-0.7%포인트) 등 민간 부문의 내수 활동이 경제성장에 보탬을 주지 못했다. 직전 분기 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올렸던 정부의 성장기여도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0.2%포인트로 낮아졌다.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1.3%포인트 높이는데 기여했다. 지난달까지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월 대비)했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와는 결이 다른데, 이는 이번 한은 통계가 가격 변동 효과를 제외한 물량 증감분만으로 수출 실적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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