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23일 서울 봉천동 인헌고에 장학사들을 파견, 진상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반일 구호를 외치게 하는 등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인헌고 재학생들로 이뤄진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은 교육청에 학교에 대한 감사 민원을 넣었다. 수호연합에 따르면 △일부 교사들이 학교 마라톤 행사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반일 구호를 외치게 하고 △수업시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뉴스는 모두 가짜뉴스’라 발언하고 △생각이 다른 학생을 ‘일베’로 낙인을 찍었다는 것이다.
수호연합 학생들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여기에는 보수 유튜버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학생들 발언을 지켜보기도 했다. 반면 일부 인헌고 재학생들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야유를 보내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마라톤 대회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됐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언문을 작성했고, 특정 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실과 가짜'라는 수업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관련 뉴스를 소재로 학생들이 발표한 모양인데, 교사가 학생에게 조국을 옹호하라고 지시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교육청에도 전달됐다.
인헌고 일부 학생들은 지난 5월에도 ‘페미니즘이 성 갈등을 조장한다’는 동아리 활동을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