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문 이튿날 정계 인사 두루 만나 ‘관계 개선 의지’ 확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방문 이틀째인 23일 일본 도쿄(東京) 한국문화원을 방문, 한글을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도쿄=뉴스1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인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한일 양국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번에도 대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이오대 학생과의 간담회)

“일본 방문 기간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할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해결의 실마리라도 만들고, 그것을 잡고 가겠다는 욕심은 갖고 있다.” (동포대표와의 오찬간담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하루 앞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밝혔다. 전날 밤 숙소인 도쿄(東京) 뉴오타니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대한 (한일) 대화가 더 촉진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대강의 대치를 거듭해온 양국이 대화할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 성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 총리는 전날 “‘대화를 세게 하자’ 이 정도까진 진도가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한 데 이어, 23일주일한국문화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내일 일정한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일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베 총리와의 면담은 24일 오전 11시부터 10여분간 진행된다.

일본 방문 둘째 날인 23일 이 총리는 자민당 중진 의원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의 비공개 조찬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총리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서로 지혜를 짜내어 (한일관계가 악화한) 이 상황을 타개해나가자는 얘기를 주로 나눴다”며 “지혜를 짜내면 하나씩 하나씩 풀어갈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 같은 것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카가 회장도 간담회 이후 일본 기자들을 만나 “지금 같은 관계가 계속되는 건 양국에 마이너스”라며 한일관계 회복 필요성을 강조했다. 누카가 회장은 “어제 즉위식이 시작될 때 비가 그치고 날이 개서 놀랐다. 한일관계에서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 총리의 발언도 전했다.

이 총리는 이어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총리는 “청년들은 기성세대보다 좀더 자유롭고 공정하게 세계와 사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청년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한일관계와 상대국을 보고, 미래 양국관계를 크게 보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되도록 도와드리는 일이 우리 지도자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그 책임을 완수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주일본한국대사관저를 찾아 방명록에 '영원한 이웃, 韓日(한일) 양국이 진정한 善隣(선린)으로 영구히 발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도쿄=연합뉴스

이 총리는 주일본한국대사관저에서 동포대표와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여건이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의 중앙본부 단장이 “너무 어려운 한일관계이기에, 저희 재일동포들이 숨을 죽이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이 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대사관 방명록에 “영원한 이웃, 韓日(한일) 양국이 진정한 善隣(선린)으로 영구히 발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교민 여러분, 늘 고맙습니다. 이낙연”이라고 적었다.

이 총리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 중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와도 각각 20분간 면담했다. 이 총리는 “지금 이 상태의 한일관계로 그대로 갈 수 없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이 총리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이자 아베 총리에게 영향력이 큰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도 비공개로 만났다. 이 총리는 모리 전 총리에게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 평창ㆍ도쿄ㆍ베이징을 잇는 릴레이 올림픽이 한일 양국 및 국민 간 교류를 더욱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더욱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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