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공관저 경비 강화 대책 추진
주한 미국대사관저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기습 시위에 뚫리자 경찰이 추가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외국공관저 침입 등 위해 행위가 발생할 경우엔 성별과 관계 없이 즉시 검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서울경찰청은 미 대사관저 등 외국공관저 경비강화를 위해 근무자들에게 호신용 3단봉과 분사기를 지급한다고 23일 밝혔다.
미 대사관저에 대해서는 외부에 감시용 폐쇄회로(CC)TV 설치를 추진하고, 근무자가 비상호출기를 누르면 현장지휘소(CP) 등과 바로 연결되는 상황경보시스템도 도입한다.
기존의 의경 2개 소대(약 30명)에 경찰관 기동대 1개 중대(약 80명)를 추가 배치한 데 이어 경비장비 강화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간 대책이다. 이전까지 의경들은 3단봉도 없이 맨손으로 경비를 섰다.
경찰은 여기에 남녀 구분 없이 외국공관저 위해 행위자에게 엄정히 대처하기로 했다. 대진연 회원 17명은 지난 18일 오후 2시 50분쯤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덕수궁 옆 미 대사관저 담을 넘어 무단 침입했다. 이들은 미 대사관저 마당에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습 시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대진연 여성 회원들을 즉시 제지하지 못하고 여경기동대가 올 때까지 수십 분간 기다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진연 회원 4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회원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다. 지난 22일에는 대진연과 관련이 있는 서울 성동구의 시민단체 '평화 이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미 대사관저 난입에 배후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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