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500억 규모 펀드 환매 중단 지분 32.54% 가진 라임자산운용
60억 받고 투자 설계했다는 A씨, 회삿돈 200억 횡령 배후 가능성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경영진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 사건 배후 조종자인 주가 조작꾼을 쫓고 있다. 리드는 최근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업체여서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검찰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영기)은 리드 경영진의 횡령 사건에 유명 연예인의 전 남편 A씨가 개입돼 있다고 보고 수사망을 넓혀나가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국내 사모 헤지펀드 1위 라임자산운용이 리드에 투자했고, A씨가 60억원을 받는 대가로 투자 설계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리드의 박모 부회장과 강모 부장을 지난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부정거래)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다.
최근 8,5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부터 전환사채(CB)등을 통해 리드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보유분까지 보면 라임자산운용이 보유한 리드 지분율은 32.54%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박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리드의 실소유주는 사실상 A씨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A씨는 실소유주가 아니라 투자자문만 제공했을 뿐이며, 받아간 돈은 투자 자문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가 단순히 투자를 도와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뿐이라 하더라도 횡령한 돈인지 미리 알았다면 공범으로 함께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리드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중견 기업으로 2014년 9월 중소ㆍ벤처기업을 위한 코넥스 시장에, 2015년 11월 중견기업을 위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그러나 2016년 7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모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근 3년간 최대주주만 B사 등으로 5번씩이나 바뀌는 등 심한 경영 불안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한 때 3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2,000원대로 추락했고 ‘좀비 기업’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합수단은 지난 2016년 코넥스 상장사인 B사가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를 100억원 규모로 인수한 직후 200억원 규모의 회삿돈이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B사가 리드를 인수한 자금 100억원을 마련한 경위와 횡령한 것으로 보이는 돈 200억원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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