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 안에 160평(547㎡)의 대형 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뷰티 공룡’, ‘뷰티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국내 첫 매장이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소유한 세포라는 유럽, 미국, 중국 등 34개국에 2,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아시아 지역에만 35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제 14조원 규모의 한국 뷰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세포라는 24일 정식 개점에 앞서 국내 취재진에게 내부를 공개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고가의 명품 화장품들이 눈에 띄었다. ‘겔랑’과 ‘입생로랑’ ‘디올’ 등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설화수’도 합류했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국내 대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매장에선 볼 수 없는 제품들이다.
세포라를 상징하는 미니 화장품도 대거 진열됐다. ‘에스티로더’ ‘비오템’ ‘슈에무라’ 등 고가 브랜드들이 본제품보다 작은 크기로 내놓은, 100여종에 달하는 미니 화장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니 화장품은 세포라를 통해 처음 시작된 기획 상품이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40여개의 독점 브랜드를 비롯해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뷰티 어드바이저’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세포라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1호점이 전세계 2,600여개 매장 중 100대 매장 안에 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호점 개점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세포라가 가격 경쟁력에서도 차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는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동일하고, 대부분의 해외 제품 가격도 높은 편이다. 국내 H&B스토어에선 2,000원에 핸드 크림을 살 수 있지만, 세포라 자체 브랜드 제품은 8,000원이다. 해외 세포라 매장은 멤버십 회원에 한해 1년에 두 번 가량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어떻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상시 할인을 제공하는 올리브영, 랄라블라와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세포라와 비슷한 콘셉트인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도 대응에 나섰다. 세포라 1호점 인근 시코르 코엑스점에선 31일까지 3만원 이상 구입하는 고객에게 국내 브랜드 정품을 증정하는 파격 행사를 진행하고, 일부 제품에 한해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세포라는 오는 12월 서울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2호점, 신촌 현대유플렉스점에 3호점을 여는 등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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