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 특사는 이달 초 결렬된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게끔 양국에 다시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동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웨덴은 대화 촉진자로서 양국이 계속 만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격려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속 실무협상을 위해 “북미 양국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초청할 것”이라면서 “수주 내”로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했다.
2007년부터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로 활동 중인 해슈테트 특사는 25년 전 첫 북한 방문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북한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장에서도 목격됐다.
해슈테트 특사는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북미 양국과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는 그는 “양측 모두 역사적인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나 미국으로부터 실무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며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양측 대표단이 예상보다 길게 대화를 이어갔으며 솔직하고 정직하게 협상에 임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반면 스톡홀름 실무 협상 이후 북한과 미국이 기 싸움을 이어가면서 교착 상황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해리티지재단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려면 실패한 전략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일부 양보 조치를 취하는 타협으로 북한 핵 포기를 이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슈테트 특사는 “수십년간 쌓여 온 불신과 증오의 관계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그 긴 여정에 이미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만나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논의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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