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를 맞이한 런던아시아영화제가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1일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아시아 11개국 영화 60편이 런던 시내 주요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개막작은 한국형 재난 탈출극 ‘엑시트’, 폐막작은 홍콩 영화 ‘맥로인’이다.
올해는 한국 영화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래 K-시네마 100’ 특별전이 마련됐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감독과 젊은 배우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 22편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배우 류준열(돈, 봉오동전투)과 정해인(유열의 음악앨범), 박지후(벌새)는 영화제 기간 런던을 찾아와 영국 관객을 직접 만난다. 배우들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주요 작품들이 일찌감치 매진돼 큰 상영관으로 장소를 변경하기도 했다. 한국 누아르 액션 영화를 다수 제작한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와 현지 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영화 제작 현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사나이픽쳐스가 제작한 영화 ‘무뢰한’(2015)도 상영된다.
올해 ‘배우전’의 주인공은 홍콩 4대 천왕으로 불리며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배우 궈푸칭(곽부성)이다. ‘아버지와 아들’(2006)을 비롯해 ‘콜드워’ (2012), ‘기항지’(2015), ‘맥로인’(2019) 등 궈푸칭이 영화제 프로그램 팀과 직접 선정한 대표작 4편이 상영된다. 폐막작이기도 한 ‘맥로인’은 유럽 국가들 중 최초로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공개된다. 궈푸칭은 관객과의 대화에도 두 차례 참여한다.
다큐멘터리 부문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의 투쟁을 기록한 ‘김복동’과, 4대강 사업의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 ‘삽질’ 등이 초청됐다. 스페셜 스포트라이트 부문에서는 북한 영화 ‘우리 집 이야기’와 ‘도라지 꽃’이 상영된다. 탈북 난민 인권 활동가에게 북한의 대중 예술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경쟁부문에는 한국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과 ‘돈’ (감독 박누리), ‘미쓰 퍼플’(감독 저스틴 전), 홍콩 영화 ‘G 어페어’(감독 이척판), ‘스틸 휴먼’(감독 올리버 찬), 중국 영화 ‘서머 오브 창사’(감독 조봉), ‘센드 미 투더 클라우드’(감독 텡 콩콩) 등이 초청됐다. 경쟁부문은 연출작 3편 이하 감독들이 만든 신작을 대상으로 한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 한해 영국 주요 문화기관과 파트너십 체결, 다양한 한국 영화 상영 시도를 통해 관객 저변 확대에 노력해 왔다”며 “런던 랜드마크에서 주제별 작품 상영 기획으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향후 런던의 도시 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영화제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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