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정시’ 콕집어 첫 언급… 靑, 교육개혁 직접 드라이브 예고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2020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시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 동안 교육부가 “정시 확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날 대통령의 발언은 입시제도 개편에 대해 교육부와 다른 생각을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연설에서 ‘정시’라는 특정 입학전형을 꼬집어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나서 정시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 이후 문 대통령이 입시제도 관련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일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달라”고 지시한 이후 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도 “대학입시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제도를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시’란 대입 전형을 특정해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작심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입시제도 개편 주문이 나올 때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불평등의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며 ‘정시 확대론’에 선을 그어 왔다. 바로 전날(21일)에도 유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학종 공정성 제고를 우선하겠다”며 정시 확대 여부를 일축했다.

청와대와 교육부의 이 같은 ‘엇박자’에 대해 교육부 내부사정에 밝은 한 교육계 인사는 “국민 여론이 정시 확대로 돌아섰다고 판단한 문 대통령이 두 차례나 ‘교육의 공정성’을 언급했는데도 교육부가 계속 ‘정시 확대는 아니다’라고 하니 작심하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드라이브를 걸겠다니 교육부도 관련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63.2%)은 ‘정시’가 바람직한 입시제도라고 답했다.

교육부는 논란 진화에 나섰다. 유 장관은 이날 “학종 비율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위주로 한 정시 비율 조정은 이미 당정청이 협의를 해 온 사항”이라며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씀하신 큰 방향을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협의가 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고1 학부모 강윤주(47)씨는 “교육정책이 하루하루가 다르고 누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며 “백년대계는커녕 일년계획조차 아닌 것 같아 황당하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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