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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1 대입부터 서울 15개大 정시 ‘30%+α ’로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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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1 대입부터 서울 15개大 정시 ‘30%+α ’로 확대 추진

입력
2019.10.23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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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침해” 등 대학들 반발 커… 실제 이행될지는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중을 30%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시 확대는 고교학점제와 같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 정책과 배치되는데다,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대학들의 반발이 커 실제 이행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2일 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중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이 발언에 대해 “교육부는 그동안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의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다”며 “당정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이미 지난해 8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2022학년도까지 정시를 최소 30%까지 늘리라고 사실상 강제한 만큼, 오는 11월로 예고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정시 확대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입 수시ㆍ정시 선발 비중 변화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대입 수시ㆍ정시 선발 비중 변화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교육부 관계자는 “가장 피부로 와 닿고 정시 확대 요구가 많은 게 서울 주요 대학”이라며 “지방대를 제외한 서울 주요 대학이 정시를 30% 이상으로 최대한 많이 확대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정부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30% 이상 정시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대학은 15곳으로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교육부는 이들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특히 학종 선발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해 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방대의 학종 선발 비율은 19.3%(2020학년도 기준)인데 반해 서울권 대학은 39.0%에 달한다. 서울대(79.6%), 고려대(62.3%) 등 최상위권 대학은 훨씬 더 높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는 이르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입 공론화에서 정시를 30% 이상 선발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한 만큼 대학과 협력하면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전형 비율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사안이라, 4년 예고제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대입 1년 10개월 전에 발표하는 ‘대입전형 시행계획’ 때까지만 확정하면 된다.

다만 정시 확대가 계획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정시 확대는 수능의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시켜야 하는 ‘고교학점제’및 ‘고교서열화 해소’와 상충된다”며 “기존의 정부 정책 기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현장에선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려면 학생들이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 시험에 나오는 과목만 골라 듣지 않도록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이 선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시보다 수시 선발을 선호하는 대학 측도 달갑지 않은 속내를 내비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를 몇 달 동안 거쳐 최종안을 받아들였는데 1년만에 또 다시 추가로 정시를 확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정부가 대입의 안정성이나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대학이 정시를 40%까지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30%를 벌써 많은 대학이 맞춘 상태에서 대학들이 더 움직일지는 의문”이라고 예상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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