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 예술가들이 재구성한 ‘햄릿’ㆍ’베니스의 상인’ 다음달 1일까지 수성아트피아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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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미르 배우들이 2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연극 ‘억지의사’를 공연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비극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희극에는 몰리에르가 있습니다. 몰리에르는 희극을 비극과 동등한 위치로 올려놓은 근대 희극의 완성자죠.”

22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는 연극에 앞서 이구학 연극협회 이사의 강연이 시작됐다. 그는 관객으로 자리한 대구 청구중학교 3학년 학생 200여명이 연극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작가 소개와 작품 배경, 줄거리 등을 설명했다. 또 사전에 주요 관람 포인트를 짚어줬다.

40분 뒤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억지의사’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희극보다 짧은 분량의 3막짜리 소극(笑劇)으로, 극단 미르가 각색ㆍ연출한 작품이었다. 학생들은 이구학 이사의 강연을 들은 덕분인지 공연 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배경 음악도 영화 스타워즈 OST와 포카리스웨트 광고음악, 산이ㆍ레이나가 부른 ‘한여름밤의 꿈’ 등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연극을 감상한 임서한(18)군은 “전반적인 줄거리와 작가 설명을 먼저 듣고 이를 바탕으로 연극을 관람해 이해하기 쉬웠다”며 “연극은 딱딱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익숙한 노래와 유쾌한 춤이 어우러져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의가 곁들여진 이번 연극은 수성구청이 지역 최초로 시행하는 예술인을 위한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하나인 ‘창작연극 팩토리’로 진행됐다. 수성구는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로 미술과 연극, 음악 3가지 예술분야에서 청년 아티스트를 선정해 지원한다.

극단 미르 배우들이 2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연극 ‘억지의사’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창작연극 팩토리는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연극분야에서 지역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람은 일반인도 가능하나 주요대상은 중ㆍ고등학생이다. 지역 학생들이 교과서나 참고서 문제로만 짧게 접했던 고전명작을 연극과 강의로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2017년에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으로, 지난해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공연했다.올해는 22일부터 25일까지 몰리에르의 ‘억지의사’,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 무대에 오른다. 각각 극단 미르와 극단 예전이 각색ㆍ연출ㆍ공연을 맡았다.

두 연극 모두 예약 관람객이 500명을 훌쩍 넘길 만큼 벌써부터 인기다.

연극 억지의사의 이창호 연출가는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과 말도 안 되는 사기꾼 의사가 성행했던 시대적 배경을 풍자하는 작품 주제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복잡하지 않은 무대 구성 등을 활용해 새롭게 구상했다”며 “편안한 연극일수록 전달력이 높은 만큼 끊임없이 관객들과 호흡해 편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젊은 예술인 지원과 입시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인문학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진행한 뜻 깊은 공연”이라며 “젊은 예술인들의 성장 발판과 학생들이 작품을 통해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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