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성원들 “정치 외풍 안타는 인사 선임 기대”
KT 차기 회장의 외부 공모 절차가 시작되자 그 동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했던 역대 KT 회장들의 과거 ‘흑역사‘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KT 임직원들은 민영화 이후 회장 선출 과정에 늘 ‘정치적 외풍’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정치적 배경과 관련 없는 역량 있는 인물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차기 회장에 선임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 마다 KT는 회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었다. 민영화 이후 첫 CEO(최고경영자)로 선출된 이용경 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후 연임에 실패했다. 이 사장은 “민영화 초대 사장으로 전통을 만들겠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공모 과정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연임 의사를 철회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CEO로 선임된 남중수 전 사장은 2008년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뇌물 혐의로 구속되면서 중도 사퇴했다. 2009년 3월 CEO로 선임된 이석채 전 회장도 수난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도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횡령ㆍ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2013년 11월 회장직에서 내려왔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황창규 회장도 적잖은 수난을 겪었다. 황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인사채용 비리, 정치인 고문료 과당 지불 등 각종 의혹으로 사정기관의 집중 수사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 외풍에 상관없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가 정관 변경을 통해 새로 도입한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도 유능한 내부 인사의 회장 발탁에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매번 정부 입김에 따라 KT 회장 선임이 좌우됐던 만큼, 이번에도 정치적 배경을 가진 유력 인사가 KT 회장에 선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회장 선출 과정을 보면 늘 막판에 정치권의 지원을 받는 유력 인사가 등장해 순식간에 회장으로 확정 됐다”며 “내부 인사가 KT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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