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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 6대, 동ㆍ서ㆍ남해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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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 6대, 동ㆍ서ㆍ남해 휘저었다

입력
2019.10.22 17:30
수정
2019.10.22 22: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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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동안 KADIZ 4차례 무단진입

니콜라이 마르첸코(왼쪽) 러시아 공군 무관이 올해 7월 23일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2차례 침범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초치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니콜라이 마르첸코(왼쪽) 러시아 공군 무관이 올해 7월 23일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2차례 침범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초치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러시아 전투기와 폭격기가 22일 6시간가량 한반도 주변을 휘젓고 돌아다니며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을 4차례 무단 진입했다. 한러 공군 간 직통전화 개설을 위한 군사회의 전날에 러시아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가 동원한 군용기는 총 6대다. 시작은 A-50 조기경보통제기였다. 통제기는 이날 오전 9시 23분과 10시 6분쯤부터 두 차례 각각 7분간 울릉도 북쪽에서 카디즈에 진입해 원을 그리며 돌다가 빠져나갔다.

이어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 2대와 수호이(SU-27) 전투기 1대가 오전 10시 40분쯤 울릉도 북쪽에서 카디즈로 진입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했다. 전투기는 곧 기수를 북쪽으로 돌려 오전 11시 9분쯤 카디즈를 벗어났지만 폭격기 2대는 계속 남하했다. 11시 10분쯤 경북 포항시 동쪽으로 카디즈를 빠져 나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ㆍ자디즈)으로 들어간 폭격기들은 11시 58분쯤 제주도 남방에서 카디즈로 다시 들어와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를 지나 서해 방면으로 올라갔다. 이어 폭격기들은 낮 12시 58분쯤 충남 태안군 부근에서 서쪽으로 카디즈를 벗어났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폭격기 2대는 오후 1시 40분쯤 이어도 서쪽에서 카디즈에 다시 들어와 왔던 길을 되짚어 동해로 올라갔다. 새로운 수호이 전투기 2대는 이들을 맞이하듯 오후 2시 44분쯤 울릉도 동쪽에서 카디즈에 진입해 17분 뒤 폭격기들과 합류한 뒤 오후 3시 13분쯤에야 완전히 카디즈에서 벗어났다. 러시아 군용기 6대가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카디즈를 헤집고 다닌 셈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항적을 포착한 군은 대구 공군기지에서 F-15K와 KF-16 등 전투기 10여대를 긴급 투입해 감시 비행하며 경고통신 등을 실시했고, 자디즈 진입 시 일본 측도 전투기를 띄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 군용기의 이번 카디즈 진입 때 한국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 내에서 비행한 건 올해만 20번째다. 올 7월 23일에는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하기까지 했다. 당시 긴급 출격한 우리 공군 전투기는 차단 기동과 함께 미사일 회피용 항공 조명탄(플레어) 20여발을 투하하고 기총 360여발을 경고 사격했다. 이후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던 러시아는 8월 9일 카디즈를 거쳐 자디즈를 잇달아 무단 진입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이번 카디즈 무단 진입은 한국 군 당국과 직통전화(핫라인) 설치 등을 위한 회의 개최 전날에 이뤄졌다. 합참은 이달 8일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한러 핫라인을 설치하는 등 러시아의 카디즈 무단 진입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군 당국은 이를 위해 합동군사위원회를 23~24일 개최하고 양국 공군 간 비행 정보 교환용 핫라인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시기 및 형식에 대해 협의키로 했었다. 한 군 소식통은 “방공식별구역 개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러시아가 카디즈를 무력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무단 진입을 반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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