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 조사해달라고 3박 4일 텐트 치고 기다릴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신설되면 수사 대상인 법관(판사, 대법관 등)에 대한 고소ㆍ고발이 빗발쳐 법관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법원의 우려에 박훈 변호사가 직격탄을 날렸다. 지금까지 잘못한 게 있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노동법 전문으로 영화 ‘부러진 화살’(2011년)에서 운동권 출신 변호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박 변호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러니 잘 하지 그랬어”라며 법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 ‘법원행정처장 공수처 수사 대상 절반이 법관, 위축 우려’ 기사를 링크했다.
박 변호사는 “당신들 맘대로 했으니 당해봐야지. 그래서 내가 공수처에 대응하는 ‘특별법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저런 판사들이 재판 못하게 하는”이라고 썼다. 그는 “(법관들) 부패의 결론이 판결로 나타나는데 재판을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왜 빼느냐”고 일침을 놨다. 이어 공수처가 설립되면 “당장 달려가서 저 판사들 조사해달라고 할 게 23명이다. 접수실 앞에서 3박4일 텐트 치고 접수대 열릴 때까지 앉아 있을 거다. 1호로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수처 수사 대상의 절반 정도가 법관”이라며 “재판에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수처가 탄생한다면 재판에 관한 고소ㆍ고발이 밀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정하게 처리를 한다고 해도 고소ㆍ고발이 이뤄지면 법관들이 설명, 해명, 방어를 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법관을 위축시키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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