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니폼에 ‘밀리터리룩’ 쓰이는 군용 위장 무늬 사용해 논란
서경덕 교수 “의심할 수밖에... 아베, 군국주의 회귀”
카모플라쥬(위장색) 무늬를 사용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군복’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 응원을 허용한 2020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군복을 떠올리게 만드는 유니폼까지 등장하면서 일본의 전쟁 관련 인식을 두고 국내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22일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닛칸스포츠는 “11월 14일에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키르기스탄전부터 일본 축구 대표팀이 새 공식 유니폼을 착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유니폼은 일본이 전통적 상징색으로 사용한 푸른색 바탕에 검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군용 위장 무늬인 카모플라쥬 무늬를 활용했다. 이 매체는 카모플라쥬에 대해 “원래 전투작전 시 위장 목적으로 사용되는 무늬로, 현재는 패션성 높은 디자인으로 폭넓게 사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밀리터리룩’이라 불리는 카모플라쥬 무늬가 국가대표팀 공식 유니폼으로 활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또 도쿄올림픽에서 유니폼에 일본축구협회 로고 대신 일장기를 달기로 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떠올리게 하는 욱일기를 응원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데다 이번엔 군복에서 따온 디자인의 유니폼 착용까지 공식화하면서 ‘정치적 의도가 없다’던 도쿄올림픽을 향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홍보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물론 카모폴라쥬 스타일은 그냥 패션에서 쓰이는 흔한 패턴이라고 저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도쿄 패럴림픽 메달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 공개했고, 또한 욱일기 응원도 허락했으며,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니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이어 “일본이 정말 왜 이럴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야말로 일본 아베 정권은 진정 군국주의로 돌아가려는 모양”이라고도 전했다.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일본은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욱일기 무늬를 넣어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을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며 욱일기를 묘사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삭제한 바 있다. 이후 해당 무늬에는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퍼지는 디자인”이라는 설명이 새로 달리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