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출신학과도 같은 동명이인… 정경심씨, 23일 영장심사 출석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최대 고비가 될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송경호(49ㆍ사법연수원 28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송 부장판사는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주요 피의자의 증거인멸 혐의를 두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적이 있어, 똑같이 증거인멸이 핵심 이슈인 정 교수 사건에서 어떤 판단이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송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등 11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교수에 대해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서울중앙지법 네 명의 영장전담판사 중 한 명인 송 부장판사는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6년 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2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안산지원, 대구지법 김천지원 등을 거쳐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넘어와 올해 초 영장전담판사로 합류했다. 영장전담은 수원지법에 이어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송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총괄이자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의 책임자인 송경호(49ㆍ29기) 3차장과 이름과 나이, 출신학과가 같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송 부장판사가 1년 빠르다.
앞서 송 부장판사는 정 교수의 주요 혐의 중 하나인 증거인멸 관련 사건에서 주요 피의자를 구속시킨 적이 있다. 5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삼성전자 상무 2명에 대한 영장을 발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증거인멸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 임원 박모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다만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의혹 핵심 피의자였던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에서는 “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정 교수는 23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동안 일곱 차례 소환조사에서 모두 비공개로 검찰청에 들어갔던 정 교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비공개 배려를 받지 못하고 포토라인을 지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영장심사 출석 피의자의 비공개 출석에 협조한 전례가 없고, 법원 청사 구조상 비공개 자체가 쉽지 않다. 이번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정 교수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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