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에서 만났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 마련된 환담장에서다 이 자리엔 문희상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경제활력과 민생을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며 국회의 도움을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황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론하며 “국민의 마음이 분노하고 화가 난 것 같다”며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9시40분쯤 환담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법안에 관심을 촉구했다. 환담장에는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님과 이 자리에서 처음 본 게 제가 2017년 출범 직후인 그때”라며 “일자리 추경(추가경정 예산) 때문에 국회에 예산안 설명하기 위해 이번에 4번째 국회 방문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세르비아ㆍ아제르바이잔ㆍ조지아 순방을 마친 문 의장이 해당 국가들이 외침의 역사, 고유 문자와 언어가 있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그게 우리의 강점 같다”며 “한국은 똑같이 어려운 처지에서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우리 나라가 그들에게)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남북 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는데 어떤 생각 하시는지 우리가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싶다”며 “국회에서도 깊이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모든 정치의 중심이기 때문에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문 의장이 “대통령은 모든 정치의 중심”,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말하자 함께 자리한 황 대표가 조 전 장관 사퇴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황 대표는 “조국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것, 그 부분은 아주 잘하신 것 같다. 다만 임명한 이후 국민의 마음이 분노하고 화가 난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황 대표에 발언에 대한 특별한 대답은 하지 않고, 곧바로 김명수 대법원장을 바라보며 ‘법원 개혁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환담이 끝날 때쯤 한국당 소속의 이주영 국회부의장 역시 문 대통령에게 “평소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에 이어, 이 부의장의 말에도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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