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공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을 의식한 듯 공정 가치를 강조하면서 ‘공정’이란 단어를 무려 27회 언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예산안에 담았다고 밝힌 ‘혁신’과 ‘포용’, ‘평화’는 각각 20회, 14회, 11회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고 ‘공정’과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면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의 요구가 훨씬 높았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특히 촛불 시위 등으로 나타난 국민 요구에 대해서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 불공정과 특권까지 근본적으로 바꿔내자는 것이었고,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공정성을 발휘하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찰 수사가 정경심 교수의 영장 청구를 넘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직접 소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합법적 불공정‘과 ‘합법적 특권’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정이 바탕이 되어야 혁신도 있고 포용도 있고 평화도 있을 수 있다”며 “경제 뿐 아니라 사회ㆍ교육ㆍ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새로운 각오로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혁신적 포용국가’의 핵심 기반으로도 ‘공정’을 꼽았다. 그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하도급거래공정화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공정경제 관련 법안 통과에 힘쓰며 현장에서 공정경제 성과가 체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과 채용 등 구체적인 분야를 거론하면서 향후 공정 확보를 위한 조치도 제시했다. 교육과 관련 “국민들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교육에서의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 조사를 추진하고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채용과 관련해서는 “채용비리가 사라질 때까지 강도 높은 조사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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