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우 가천대 교수 “검찰총장 고소, 결론 정하고 수사하는 셈”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김학의 사건팀 외부단원이었던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검찰의 윤석열 검찰총장 고소 사건 수사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이 개인의 명예훼손 때문에 부하라고 할 수 있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사가 충실하게 수사했었겠지만, 과거사위에서 조사했던 사건의 상당수가 어떤 압력 때문에 수사 결과나 수사 과정이 왜곡된 것은 아닌가 싶었다”며 “검사를 지휘하는 검찰총장이 고소장을 제출해서 검사들이 수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압력의 징표는 아닐까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인 윤석열은 충분히 고소하거나 그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겠지만, 검찰총장이란 지위에서 고소를 하면 밑에서는 어떻게든 거기에 맞는 답을 내려고 수사를 하지 않겠냐”며 “수사 방향이 정해진 거라서 그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1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외부위원과 김학의 사건팀 외부단원이 검찰을 향해 고소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라고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사단원들은 이날 “현직 검찰총장이 명예훼손으로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며 “그 수사를 상명하복 조직체계에 속한 검사들이 수사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검찰총장의 고소와 동일한 결론을 정하고 수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었다.
다만 이 교수는 과거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윤 총장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친분을 과장하려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이란 이름이 부각되는 것처럼 느껴지시겠지만, 10여명 정도의 유력자들을 알고 있고, 친분이 있는 것처럼 과장하려는 맥락에서 나왔던 것”이라며 “지금 윤씨와 성적(性的) 문제로 엮여 있는 맥락과는 좀 다른 맥락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씨가 접대하거나 이런 활동이 이뤄질 당시에 (윤 총장이) 거물이라거나 압력을 행사할 지위에 없었고, 다른 기록에서 두 분의 친분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조사 범위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대상자한테는 굉장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아무것도 없이 윤씨가 이름을 거명했다는 것만으로 조사를 의뢰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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