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문건 폭로… 재조사 촉구]
‘NSC 중심 軍개입 공감대 형성’ 적시… 黃, NSC 3회 참석
한국당 “국민 기만 목적의 가짜뉴스 유포” 반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령 문건 원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2017년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시민단체가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계엄령 문건이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들 주장에 일제히 힘을 실었다. 황 대표 측은 “국민 기만 목적의 가짜뉴스 유포”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무사 내부 제보를 통해 2018년 7월 언론에 공개했던 기무사 계엄령 문건인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수행 방안’의 원본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입수한 군사 2급 비밀 문건에는 ‘계엄 선포 필요성 평가’란 항목에서 ‘NSC를 중심으로 정부부처 내 군 개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 적시돼 있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NSC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황교안 대표였고, 황 대표는 권한대행 직무가 개시된 뒤인 2016년 12월 9일, 2017년 2월 15일과 20일 등 세 차례 NSC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계엄령1 군인권센터 제공

센터 측은 이날 2017년 2월 17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한 전 장관이 3월 3일 문건 최종안을 보고 받았다고 단정했다. 여기에 이번 문건 내용을 종합해 “황 대표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군 개입 필요성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의혹을 수사한 군ㆍ검찰 합동수사단의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 수사 재개를 촉구했다. 임 소장은 “이미 이 내용을 알았을 수사단은 황 대표 등을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조 전 사령관이 도주해 확인할 것이 별로 없다는 핑계로 사실상 수사를 덮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창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명백한 가짜뉴스로, 황 대표는 계엄령 논의에 관여하지도, 보고받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는 ‘반(反) 정부 정치활동 금지포고령’ ‘고정간첩 등 반국가 행위자 색출 지시 등을 발령해 야당 의원들을 집중 검거 후 사법처리하는 방안’ 등 계엄령 시행 계획이 보다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관련 문건 참고자료를 보면 계엄군 배치 장소도 청와대, 국방부, 정부청사, 법원, 검찰, 서울 광화문, 용산, 신촌, 대학로, 국회, 톨게이트(서울, 서서울, 동서울), 한강다리 10개 등으로 구체적으로 적혔고, 계엄군 부대별 기동로, 기동방법까지 세부적으로 나와 있다.

임 소장은 회견 뒤 국회 국방위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 문건을 보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인용) 이틀 전인 3월 8일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디데이를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계엄 시행 준비착수:탄핵 심판 선고일(D)-2일부터’라는 항목 아래 △국방부 계엄 준비 태스크포스(TF) 가동 △기무사 합동수사본부 운용 준비 등이라고 적시돼 있다. 또한 ‘계획 완성: 3월 3일-기본계획 및 우발계획, 사안별 세부조치 매뉴얼’이라는 대목, ‘시행준비 미비점 보완: 탄핵 심판 선고일-계엄(합수) 기구 설치 운영, 계엄 임무수행 지정 및 임무수행 절차 등’이라는 대목과 함께 단계별 조치 내용도 담겼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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