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극 보수 책임 회피 논란 

원자로를 둘러싼 콘크리트 구조물(격납건물)에서 약 200개의 공극(구멍)이 발견된 한빛 원자력발전소 3·4호기 부실시공 의혹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법적으로 계약된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진섭 현대건설 전무는 "1995년, 1996년 (한빛 3, 4호기를) 준공했고, 그 뒤 5년의 하자보수 기간을 거쳤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 7일 열린 원안위 국감에서 노웅래(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이원우 현대건설 부사장을 만나 면담을 갖고 한빛 3·4호기 보수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공개한 사실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노 위원장은 부사장의 답변을 의원들에게 공유했고,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보수 계획과 비용 부담 관련 서면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국감에 현대건설 측은 출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2주 뒤인 이날 출석해 보수 계획 대신 정반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송 전무는 "(공극 발생) 원인 분석이 정확히 안돼 있어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협의체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엄재식 원안위원장 역시 "공극의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협의체를 구성해 확인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지난 17일 현대건설 등과 '한빛 원전 3·4호기 격납건물 공극 현안 관련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이 협의체에는 한빛 3·4호기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시공자인 현대건설, 설계사인 한국전력기술,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콘크리트학회 관계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송 전무의 답변을 두고 국감장에서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실공사로 한빛 3·4호기는 '벌집 원자로'가 됐다"면서 "현대건설이 보강재를 제거하지 않고 계속 타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도 "157㎝의 구멍이 생겼고 200개 이상의 공극이 발생했으면 시공이 잘못된 것"이라면서 "30년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해 놓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현대건설이 책임을 떠넘기고 회피했다.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안위는 국내 원전 점검 과정에서 240개에 이르는 공극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97개가 한빛 4호기, 94개가 한빛 3호기에서 나왔다. 원안위 조사 결과 이들 대부분의 원인이 부실공사로 밝혀졌다. 한빛 3·4호기는 현대건설이 지었으나, 하자보수 기간인 10년이 지나 공극 보수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지속돼왔다. 한빛 3·4호기 보수 비용은 58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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