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년을 앞둔 샘터가 12월호 598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한다.

“창간 50년 앞둔 '샘터'도 사실상 폐간.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장) 전통의 교양 월간 잡지 샘터가 오랜 재정난을 이유로 사실상 폐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1일 출판계는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샘터는 종이 잡지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상실감과 위기감은 더 커 보였다.

샘터 출판사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계속 적자였던 ‘샘터’를 단행본 수익으로 메워왔지만 최근 적자 폭이 연간 3억원에 달하는 등 더 이상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안타깝지만 600호를 채우지 못하고 올 12월호 598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샘터’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시작됐다. 김성구 대표의 아버지인 김재순 전 국회의장(1923~2016)이 1970년 창간해 그 해 4월 첫 호가 탄생했다. 김재순 전 의장은 창간사에서 “평범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행복에의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 샘터를 내는 뜻이다”며 “샘터는 거짓 없이 인생을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에게 정다운 마음의 벗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썼다. 그의 바람대로 평범한 독자들이 보내온 소소하지만 정감 넘치는 삶의 이야기가 지면을 빛냈다.

당대를 휘저은 스타 문인들에게도 샘터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소설가 최인호는 1975년부터 시작해 35년 동안 연작소설 ‘가족’을 연재했고, 법정스님과 피천득, 장영희 교수의 수필, 이해인 수녀의 시, 정채봉 아동문학가의 동화 등이 샘터를 통해 세상과 만났다.

그러나 출판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한때 매달 50만부까지 발행됐던 샘터는 최근엔 월 2만부도 채우지 못했다. 2017년엔 김수근의 설계로 지어져 대학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벽돌 건물 ‘샘터’ 사옥이 스타트업 회사에 매각되기도 했다. 월간 잡지 샘터는 중단되지만 단행본 발간은 계속한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사회평론 대표)은 “출판인들 모두가 샘터를 살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는 만큼 샘터의 뜻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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