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영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노션이 커피와 관련된 키워드 5가지를 꼽아 진행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취향에 대한 매우 상세한 정보가 드러난다. 이노션 제공

인공지능ᆞ빅데이터 시대 이전의 아날로그적 정보 독점 시대에 우리를 지배할 우려가 있는 주체를 ‘빅 브러더(Big Brother)’라고 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익숙한 얘기다.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 혹은 그러한 사회 체계다. 부정적 의미에서 권력자의 피지배자, 국민 통제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오웰이 예측한 시기가 35년이 지났지만 지금 그의 정보 수집 개념은 더욱 현실화했다. 집밖을 나서면 누구나 최소 수십 개의 CCTV에 자신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이 한 사례다.

□ 누군가의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만 들여다 보면 그의 움직임을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 실제 범죄자 검거에도 간단한 포렌식 기법이 흔히 쓰인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위치 추적 등을 더하면 얼마든지 실시간 동선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권력자의 감시와 통제, 억압만으로는 피지배자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 독재 권력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다. 이 같은 경험은 지배자의 통치 방식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빅 마더(Big Mother) 개념이 등장한다. 이 개념은 기업의 고객 관리 기법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 “빅데이터 기업은 우리 욕구보다 앞서 나가면서 거부할 수 없는 힘을 행사한다. 자식을 행복하게 해줄 궁리만 하는 어머니처럼, 빅 마더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통제하는 부드러운 독재를 펼친다.” (‘빅데이터 소사이어티’, 마르크 뒤갱ㆍ크리스토프 라베) 이 뿐만 아니라 ‘영혼도 통제 영역’이라는 심리학자 세르주 에페의 지적이 날카롭다. “빅 마더는 우리 욕망을 예측하고, 삶의 작은 부분까지 다정하면서 설득력 있게 지배한다. 젖먹이 같은 우리 영혼을 공포에 떨게 만들면서 동시에 매료시키는, 무시무시하고 전지전능한 어머니다.”

□ 산더미 같은 빅데이터를 생성하면서도 스스로 갈피를 잡지 못하지만 부지불식간 이 정보가 빅 마더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특정인이 24시간 뒤에 있을 장소를 20m 오차 범위에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우리가 사용 중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생성되는 ‘디지털 발자국’은 정보기관이나 기업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지 모른다. 가끔 날아드는 SNS 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면 우리 행적이 추적된다는 느낌이다. 유용하지만 개인에게 위험천만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 기술력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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