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외부위원들과 ‘김학의 사건’을 재조사한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팀 외부단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한겨레신문 고소 사건을 경찰에 넘길 것을 요구했다. 윤 총장이 수사를 검찰에 맡긴 것은 검찰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과거사위 등은 21일 ‘검찰총장 개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검찰권 남용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검찰과거사 조사결과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하는 이례적인 검찰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입장문에서 “현직 검찰총창이 명예훼손으로 언론사를 고소하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면서 “ 상명하복 조직체계에 속한 검사들이 그 수사를 맡는 것은 처음부터 검찰총장의 고소와 동일한 결론을 정하고 수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의 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가 검찰 과거사위 활동 자체를 겨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위원들은 “윤 총장이 고소한 지 불과 5일(주말 제외)만에 조사단원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에 착수해 일부는 새벽 2시까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는 윤 총장 명예훼손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조사단의 조사활동에 대한 수사이고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고소인 조사가 먼저 이뤄지는 관행을 거론한 뒤 “윤 총장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편파적인 정치 수사를 의심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검찰총장이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수사를 검찰에 맡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을 지휘하는 수장이 자신의 사건을 휘하 검사에게 맡긴다면 그 결과를 누가 신뢰하겠느냐”면서 “언론의 자유 침해를 비롯한 각종 논란이 있는 만큼 경찰에 맡기거나 소송 전 화해 등의 절차를 밟는 게 옳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이 윤 총장의 별장 접대 의혹을 보도하자 윤 총장은 취재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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