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제기해온 김우재 교수, “20년치 전수조사” 정부에 촉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교수 자녀를 논문 공저자에 끼워 넣어 대학 입시를 유리하게 하는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육부가 2년치 국제학술논문을 조사했더니 불법 사례가 790여건에 달했다. 이 문제를 제기해온 한 교수는 “제대로 뒤지면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김우재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교육부 조사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자 소속을 기재할 때 고등학교를 기재하지 않고 교신저자 소속(대학)으로 묻어간 경우는 들키지 않는다. (교육부 조사는) 저널만 있는 웹사이트를 뒤진 거라 해외 학술지를 제대로 뒤지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많은 수가 적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중고생이 논문의 제1저자가 절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제1저자는 그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고, 논문이 완전히 자기 것이 돼야 한다”면서 “보통 자연과학이나 이공계, 의대 쪽에서 석사과정 정도를 밟는 데 2년이 걸리는데 고등학생 인턴들이 2년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석사과정에 있는 사람이 연구에 장기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1저자가 되는데 고교생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논문 책임자인 교신저자가 책임감 없이 자신이나 동료의 자녀를 1저자로 올려주는 일이 많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연구자들이 중간쯤에 저자를 넣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선배 연구자들이 후배에게 자기 이름을 중간에 넣으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면서 “입학사정관제에서 그런 (눈문 참여) 활동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학부모들이 이런 ‘논문시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가 되면서) 논문 스펙을 하나 정도 갖지 않으면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게 상식이었다”며 교수와 부유층 자녀들이 대거 불법 논문 등재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자녀의 논문 1저자 등재에 대해 “부모하고 추억을 쌓는 문제고 내 자식인데 너무 뛰어났다는 식으로 인터뷰 하는 교수들이 대부분이고,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우리나라 교수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아직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정부에 면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교수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이 너무 낮다. 국민들에게 학계가 얼마나 잘못돼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도 교육부가 20년치 정도 다 조사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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