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저에 난입한 혐의로 회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경찰과 대사관저 경비원들의 인권침해 행위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진연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회원들 석방을 촉구하며 “과잉진압, 인권침해 경찰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한 석방 탄원서에는 “미 대사관저에 항의방문을 간 대학생들의 요구는 정의롭고 정당했는데, 그런 대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폭력적인 연행과 강경 대응, 구속영장 청구였다”고 적었다.
이날 대진연은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 침입 당시 경찰 및 관저 경비원의 대응 과정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과도한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회원 이모씨는 “경비원은 손팻말을 뺏기 위해 ‘헤드락’으로 목을 조르고 넘어뜨려 무릎으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머리가 너무 아파 저항하자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바닥에 수차례 찧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머리가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가 30시간 만에 석방됐다는 성모씨는 “경찰은 대학생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수십 명에 둘러싸여 구호를 외치는 대학생에게 ‘얘 잡아가라’며 모욕적으로 삿대질을 했고, 네댓 명이 한 명에게 달라붙어서는 개 끌고 가듯 양팔과 양다리를 포박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연행 과정에서 여성 동지는 상의가 브래지어가 있는 곳까지 말려 올라간 상태에서 남성 경찰이 있는 곳을 지나쳤고, 미처 담을 넘지 못한 스무 살 대학생은 팔이 뒤로 완전히 꺾인 채 움직임이 봉쇄됐는데도 경찰은 수갑을 채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대진연 회원 19명은 지난 18일 오후 2시 50분쯤 사다리를 이용해 미 대사관저 마당에 난입한 뒤 농성을 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찰은 공동 주거침입 혐의로 이들 중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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