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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성장률 0.4%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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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성장률 0.4%P 하락”

입력
2019.10.21 09:26
수정
2019.10.21 20: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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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인하 여부엔 “금리 내릴 상황 맞지만 정책여력도 중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한은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 총재에 따르면 성장률 하락분 가운데 0.2%포인트는 무역 경로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미중 간 관세 부과와 그에 따른 양국 내수 둔화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나머지 0.2%포인트는 불확실성 경로에서 비롯한 것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된 영향이다.

같은 날 홍남기 부총리가 언급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0~2.1%인 점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없었더라면 우리 경제가 올해 2.4~2.5%가량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으로 지난 4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5%였던 만큼, 5월 이래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우리 성장세를 대폭 잠식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 총재는 “중국과 미국 양 당사국을 상대하는 나라 가운데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둔화는 대외요인 악화가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내년에도 우리나라 성장률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도 “분쟁이 더 악화하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면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경기와 낮은 물가를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 금리(연 1.25%)도 낮은데 제로금리까지 가기에는 아직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리세션(경기침체)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여야 할 곳은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정책 여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지난번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을 때 비판이 있었지만 그때 안 올렸다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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