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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쿠르드에 친구라고 했는데 이건 배신”... 미군당국자 잇따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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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쿠르드에 친구라고 했는데 이건 배신”... 미군당국자 잇따른 비판

입력
2019.10.21 08:22
수정
2019.10.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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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2011년 3월 미 워싱턴DC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2011년 3월 미 워싱턴DC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중재로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이 5일간 중단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북동부 철수 결정에 대한 비판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전현직 미군 고위 당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군이 대통령의 정책 판단에 대한 평가를 삼가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는 20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우리가 시리아의 쿠르드족 파트너들을 저버렸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이슬람국가(IS)를 패배시키는 동안 1만명 이상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리아 철군 결정이 중동에서의 전쟁 종식 차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선 “이건 끝없는 전쟁을 끝내는 게 아니다”라며 “이는 IS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 어쩌면 전쟁을 더 연장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철군 결정에 대해 “전략적 성공이 아니다”라는 혹평을 내놓았다.

전날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도 퍼트레이어스는 “쿠르드는 늘 산 말고는 친구가 없다는 말을 하고는 했다. 나는 그들을 안심시키고 ‘미국이 친구’라고 말해주곤 했다. 슬프게도 이건 거의 틀림없이 배신이다”라고 비판했다. IS패퇴전의 선봉에 섰던 쿠르드족을 사실상 터키의 공격이라는 사지로 내몰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를 이끌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이끌었던 윌리엄 맥레이븐 전 사령관도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우리의 공화국이 대통령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필요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백악관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기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올해 3월까지 중부사령관을 지낸 조지프 보텔 역시 8일 시사지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이렇게 (쿠르드를) 버리는 건 5년간의 IS 격퇴 노력을 무효로 하고, 미국의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직 당국자도 익명을 빌려 비판에 가세하는 흔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군은 대체로 선출직 지도자들의 정책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현직에서는 물론 퇴임 후에도 이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는 ‘침묵의 수칙’(code of silence)을 따라왔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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